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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둘러보기]봄이 오는 길목 광양 망덕포구 아시나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7 10:46

수정 2024.01.27 10:46

벚굴, 고로쇠 등 봄 내음 향긋한 먹거리 가득...광양시, 망덕포구로 봄 마중 나갈 것을 제안
전남 광양시가 얼었던 섬진강물이 녹고 봄이 오는 길목인 망덕포구로 봄 마중을 떠날 것을 제안했다. 사진은 윤동주 시 정원 모습. 광양시 제공
전남 광양시가 얼었던 섬진강물이 녹고 봄이 오는 길목인 망덕포구로 봄 마중을 떠날 것을 제안했다. 사진은 윤동주 시 정원 모습. 광양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양=황태종 기자】"봄이 오는 길목 광양 망덕포구를 아시나요?"
전남 광양시가 망덕포구로 봄 마중을 나갈 것을 제안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광양시에 따르면 망덕포구는 550리를 달려온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시와 역사, 포구가 주는 낭만에 벚굴, 재첩, 고로쇠 등 봄 내음 향긋한 먹거리가 가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망덕(望德)은 광양만을 한눈에 파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망을 보기에 알맞은 마을이란 의미로 '망뎅이'라 칭했고 한자음을 빌려 '망덕'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그 옛날 섬진강을 거슬러 다압, 구례, 곡성으로 가는 유일한 길목이었던 망덕포구는 지금은 대한민국의 봄을 여는 관문 역할을 한다.


정병욱 가옥
정병욱 가옥

부드러운 포물선을 그리는 포구를 따라가다 보면 빛바랜 가옥이 내밀한 스토리를 간직한 듯한 아우라로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1925년 양조장과 주택을 겸해 건립된 이 가옥은 생전 시인으로 불리지 못한 채 스물일곱 짧은 생을 마감한 무명의 윤동주를 길이 남을 시인으로 부활시킨 공간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출간이 좌절된 윤동주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지켜내 빛을 보게 한 정병욱이 살았던 이 가옥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으로 등록문화재에 등록됐다.

윤동주 시비
윤동주 시비

가옥 인근 '윤동주 시 정원'에는 '서시', '별헤는 밤' 등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31편 전편이 시비로 세워져 있다.

그중에는 지난해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버킹엄궁에서 개최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 중 낭송해 화제를 일으킨 '바람이 불어'도 포함돼 있다.

특히 맑은 섬진강 물길로 풍성한 어장을 갖춘 망덕포구는 가을 별미인 전어 산지로 유명하지만 봄바람이 불어오는 시기에는 벚굴이 한창이다.

강에서 나는 굴이란 뜻으로 강굴로도 불리는 벚굴은 생김새가 물속에 핀 벚꽃처럼 생겨 얻은 이름으로, 벚꽃이 필 무렵 맛이 가장 뛰어난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어른 손바닥만 한 벚굴은 싱그러운 향과 진한 풍미를 자랑하고, 해산물 특유의 짠맛을 상쇄시키는 데는 지금 한창인 고로쇠가 안성맞춤이다.

광양백운산고로쇠
광양백운산고로쇠

청정 백운산 고로쇠나무에서 채취되는 '광양백운산고로쇠'는 광양 9미(味) 중 하나로 미네랄, 마그네슘 등이 풍부해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골다공증 개선 효과를 입증받았다. 광양 9미는 광양숯불고기, 광양백운산고로쇠, 광양섬진강재첩, 망덕포구 가을전어, 광양기정떡, 광양매실차, 광양닭숯불구이, 광양곶감, 광양숯불장어구이를 말한다.

특히 산림청 지리적 표시제 제16호로 등록된 광양백운산고로쇠는 정제 과정을 거친 수액만을 유통하며 고로쇠약수영농조합과 각 읍면동 농협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섬진강에서 생산돼 국, 회무침, 전 등으로 다채롭게 변주되는 재첩도 광양 9미 중 하나로 칼슘과 인이 풍부해 간 보호, 빈혈 예방에 탁월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배알도 섬 정원
배알도 섬 정원

더욱이 강과 포구가 선사한 음식을 맛있게 먹은 다음 걸을 수 있는 망덕포구의 데크와 별헤는다리, 배알도 섬 정원 등은 여행자가 걸어온 시간을 가슴속 깊이 새겨 준다.


김성수 광양시 관광과장은 "망덕포구는 아름다운 풍광과 포구의 낭만 외에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윤동주의 스토리와 역사가 아련하게 묻어나는 공간"이라면서 "벚굴, 재첩 등 제철 먹거리들이 풍부하고 봄이 오는 길목인 망덕포구로 봄 마중을 나가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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