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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직원, 하마스 테러 가담 후폭풍 확산...미,영 등 6개국 자금지원 중단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8 04:42

수정 2024.01.28 04:42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지상공격 속에 가자지구 칸유니스를 떠나고 있다. 미국 등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단체인 UNRWA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이들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도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AP뉴시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지상공격 속에 가자지구 칸유니스를 떠나고 있다. 미국 등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단체인 UNRWA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이들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도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AP뉴시스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활동을 펼치는 유엔산하의 UNRWA 직원 일부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침공에 연루됐다는 이스라엘 주장이 심각한 후폭풍을 부르고 있다.

미국이 26일(이하 현지시간) UNRWA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선언한데 이어 영국, 이탈리아, 핀란드 등도 곧바로 미국의 결정에 동참하기로 했다.

UNRWA가 26일 이스라엘측 통보를 받고 즉각 일부 직원들을 해고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등은 유엔이 이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 자금지원을 재개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UNRWA 직원 일부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테러와 연루돼 있다.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은 UNRWA 직원 12명이 테러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당시 하마스의 테러로 이스라엘에서 민간인과 군인 등 모두 1200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스라엘은 곧바로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해 지금껏 팔레스타인 사람 수만명이 사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UNRWA 직원들 일부가 당시 테러에 연루돼 해고됐다는 UNRWA 발표 뒤 영국, 이탈리아, 핀란드, 호주, 캐나다 등도 자금지원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UNRWA는 자금 지원 중단으로 심각한 압박을 받게 됐다. 가자지구에만 1만3000명이 배치돼 있는 UNRWA는 전체 직원 수가 3만명이다.

UNRWA는 서안, 가자지구를 비롯해 중동 지역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구호활동과 학교, 병원 등을 운영하는 최일선 구호단체다.

유럽연합(EU)은 UNRWA 직원 일부가 테러에 연루된 점을 '극도로 우려'하면서도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금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회원국들이 잇달아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난처한 입장이 됐다.

팔레스타인 지원 중추 역할을 하는 노르웨이는 UNRWA 자금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이스라엘측 주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확인했다.

주팔레스타인 노르웨이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적 지원은 지금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면서 "UNRWA의 역할과 개인의 일탈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단체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영국 지부도 영국 정부의 자금지원 결정은 '끔찍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지부의 크리스티안 베네딕트는 "UNRWA는 가자에서 기아와 질병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돕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폭격과 공급 차단 속에서도 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딕트는 "영국의 결정으로 벌을 받게 되는 이들은 바로 이들 (팔레스타인)시민"이라며 정부 결정 철회를 호소했다.

UNRWA의 가자지구 학교들은 이제 난민 수십만명의 피난처로 탈바꿈했지만 이스라엘은 최근 수주일간 UNRWA가 운영하는 학교 건물들에도 수차례 공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UNRWA 직원 최소 150명이 목숨을 잃었다.


24일에는 이스라엘군이 800명이 대피해 있는 건물을 전차포로 파괴해 주민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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