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상용화에 발맞춰 사이버보안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AI 보안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뿐 아니라 전자, 자동차, 통신, 조선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I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인재 확보에 총력을 쏟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포드 출신 보안 전문가 영입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김유승 박사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 산하 시큐리티랩장(상무)으로 영입했다. 김 상무는 차세대 셀룰러 시스템 보안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업무를 맡는다.
김 상무는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에서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등 차량의 보안 설계 등을 담당했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용자 개인정보로 연결된 첨단화된 차량에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보안 문제를 사전에 파악한 후 방어 기술 등을 개발하는 업무다. 최근에는 미국 의료기기 기업 인튜이티브에서 수술용 로봇 등 의료기기 보안 체계를 설계했다. 지난 2002~2010년 삼성전자에서 통신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도 활동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보안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한 건 AI, 6세대(G) 이동통신 등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둔 미래 먹거리 경쟁력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올 초 출시한 플래그십(최상급)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사상 첫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하는 등 첨단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발전과 비례해 해킹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보안 기술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보안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AI 산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 및 사업 차질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AI는 보안 없이는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삼성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막중한 사회적 책임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AI 급성장에 재계 인재 영입 경쟁
AI 시장 급성장으로 재계의 AI 인재 확보전도 가열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 AI 딥러닝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AI 인재 모집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 선행기술원과 현대오토에버도 AI 모델 개발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최근 포티투닷은 빅테크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사내 AI 기술 전담조직(독립기업·CIC)인 에어스(AIRS)컴퍼니의 일부 기능을 포티투닷에 통합시키면서 시너지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에어스컴퍼니를 이끌던 김정희 대표가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으로 이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최대 인공지능학회로 불리는 캐나다 '국제컴퓨터비전·패턴인식 학술대회(CVPR)에 부스를 꾸려, 인재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2022년 미국 엔비디아 출신 변경석씨를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영입했다. 변 전무는 머신러닝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 LG에너지솔루션 AI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엔비디아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용 AI, 클라우드 AI 등을 개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025년 AI 연구소 인원 100명을 목표로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애플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임우상 박사를 AI 연구소 최연소 상무로 영입했다. HD현대는 현대차그룹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지낸 김영옥 상무를 영입, AI 전략담당을 맡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못지 않게 AI 우수인력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며 "기업들이 AI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부 인력 교육, 해외 인재 채용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력난 해법 마련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조은효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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