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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최근 매수 우위로 전환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삼성전자에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2조593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서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1조6412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까지 매수 기조를 보였던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사실상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달 2~18일 외국인은 총 1조219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11일의 삼성전자 블록딜 물량(2조1412억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9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셈이다.
외국인 순매수가 두드러진 최근 일주일 동안에도 수급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을 8197억원어치 사들였다.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1조5767억원)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에 몰린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수급 쏠림은 뚜렷해지고 있다. 외국인의 지난해 12월 국내 증시 순매수액은 총 3조674억원인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1조5749억원으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많은 기아(2913억원), SK하이닉스(2558억원)와는 7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는 이유는 글로벌 파운드리업체안 대만 TSMC의 실적 개선,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에 따른 반도체 업황 기대감이 꼽힌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간의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SK하이닉스(910억원), HPSP(756억원), 한미반도체(385억원)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포진했다.
증권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의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국내 증시 변동성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최근 연초 이후 낙폭이 컸던 성장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이외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종목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최근 일주일 새 외국인은 2차전지주를 다시 담았다. 에코프로(1256억원), 포스코홀딩스(1001억원) 등은 순매수 3·4위에 각각 올랐다.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연이어 실적 쇼크를 기록하자 2차전지주들이 약세를 나타냈고, 이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호실적, 배당 모멘텀에도 집중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1573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외국인 순매수 2위에 올려놨다. 1분기 배당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KT(318억원), 신한지주(284억원) 등에 대해서도 매수 우위를 보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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