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10일 미만이 70% 넘어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사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20조3897억원(2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기간(20조8730억원) 대비로는 2.3% 줄었으나, 12월 동기(19조5422억원)와 비교하면 4.3% 불어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3조73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B증권(3조24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6900억원), 신한투자증권(1조8000억원), 신영증권(1조2700억원), 현대차증권(1조2250억원)이 뒤를 이었다. 중소형 증권사는 물론 대형 증권사들도 단기자금시장에서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금리 부담이 완화된 만큼 대형 증권사들은 공모 회사채 발행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채무보증 규모가 대폭 늘어날 수 있어 미리 곳간을 채우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증권채 투자심리가 풀리고 있으나 대형 증권사들은 태영건설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이 커 신중할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개발 사업장의 익스포져는 9229억원으로, 이 가운데 초대형사와 대형사의 비중이 92%에 이른다.
비은행 금융사인 카드사(7조9400억원)나 캐피털사(4175억원)도 올해 들어 전단채에 상당부분을 기대고 있다.
무엇보다 만기가 짧은 게 특징이다. 올해 338건의 증권사 전단채 발행 중에서 만기 10일 미만이 224건으로 3분의 2를 차지했다. 만기 1일짜리 전단채 발행도 159건이나 됐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앞서 발행한 기업어음(CP)이나 전단채를 차환해야 하는 만큼 단기자금시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증권사 전단채 규모(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포함)는 2조760억원에 달한다. 1·4분기로 기간을 늘리면 6조1908억원으로 불어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기물 발행 여력이 안 되는 증권사들은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CP나 전단채를 찍어 만기 도래 물량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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