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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S·현산 PF 우발부채 11兆 육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0 05:00

수정 2024.01.30 05:00

태영건설 사태 이후 우려 높아져

건설사 PF 우발부채 현황
(억원)
건설사 규모
롯데건설 54000
GS건설 32000
HDC현대산업개발 21000
코오롱글로벌 15000
HL디앤아이한라 2100
합계 124100
(NICE신용평가)

[파이낸셜뉴스]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부채가 11조원에 육박한다. 태영건설 사태 이후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과도한 PF 우발부채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대 건설사 PF 우발부채 12.4兆
2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건설사 PF 우발부채는 롯데건설 5조4000억원, GS건설 약 3조2000억원(이상 2023년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 2조1000억원(2023년 9월 말)이다.

또 코오롱글로벌 약 1조5000억원, HL디앤아이한라 2100억원(이상 2023년 말 기준)으로 분석됐다. 이들 5개 건설사의 PF 우발부채를 합치면 모두 12조4100억원에 이른다.


롯데건설의 PF 우발부채는 2022년 6조8000억원에서 2023년 말 5조4000억원으로 약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신규 수주를 제한하고 분양대금을 통해 PF 대출이 상환된 영향이다. 광주 중앙공원 등 기존 수주 사업장의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된 것도 긍정적이다.

나신평 권준성 선임연구원은 "롯데건설의 자기자본 2조7000억원(2023년 9월 말 기준)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PF 우발부채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해당 우발채무의 지방(광역시 포함) 비중도 50%를 웃돈다"며 "올해도 정상적인 사업 진행에 따른 착공 및 본PF 전환 등을 통해 우발채무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2조9000억원(2022년 말 기준) 규모의 PF 유동화증권을 직접 매입한 상태다. 메리츠금융그룹과의 1조5000억원 규모 유동화증권 장기매입 펀드 조성, 롯데그룹의 직간접적인 지원의지 표명에 따른 시장의 우려 완화로 2023년 말 PF 유동화증권 직접 보유액은 624억원으로 감소했다.

권 선임연구원은 "2024년 1·4분기 약 4조원의 PF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한다"며 "메리츠금융그룹 펀드의 차환 여부 및 만기 등 조건 등이 PF 우발채무 차환 위험 경감에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롯데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기준 약 8%, 매출액 기준 약 10%다. 롯데그룹의 총차입금은 2021년 37조2000억원에서 2023년 9월 말 44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GS건설의 2023년 말 PF 우발채무는 3조2000억원이다. 2023년 9월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 4조5000억원의 0.7배다. 이 가운데 57%(1조8000억원)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 ‘미착공 및 분양 미개시 사업장’으로 구성돼 있다.

권 선임연구원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의 수분양자에 대해 약 2900억원의 자금대여가 이뤄졌다. 올해 분기별로 5000억~6000억원의 차환이 필요한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라며 "사고와 관련한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의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PF 우발채무 차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관련 충당부채 설정 등으로 GS건설의 2023년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50.3%로 상승했다. 국내외 주택사업 관련 운전자금 소요 및 대여금 지출, GS이니마 등 신사업 종속회사들의 차입 증가, 자이씨앤에이 인수 등에 따른 영향으로 총차입금은 약 5조8669억원"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이 GS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기준 약 30%, 매출액 기준 약 18%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을 포함한 일가가 회사의 지분 23.64%를 보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주회사 체제의 그룹 지배구조상 GS건설의 중요도는 낮다고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2023년 9월 말 PF 우발채무는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약 0.7배다. PF 우발채무 중 도급사업장 관련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69.8%가 '서울숲아이파크' 등 분양률이 70%를 상회하는 사업장 관련 우발채무로 파악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HDC로 4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HDC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기준 약 66%, 매출 기준 약 74%이다.

■감독당국, 건설사 회계 처리 정조준
건설사의 PF 부실 여파 확산 조짐에 금융감독원은 국내 건설사들의 회계 처리를 집중 검토키로 했다. 금감원은 건설사가 오는 3월 제출할 사업보고서 중 장기공사수익 회계처리 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장기공사 계약과 관련된 공사원가가 증가하고 있는데 예정원가 상승분을 적정하게 반영해 수익을 인식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A사는 협력업체에 지급한 선급금을 공사 수행 여부와 상관없이 원가에 포함하고 전산 조작으로 특정 사업의 원가를 다른 사업의 원가로 대체하는 등 진행률을 조작해 매출액을 과대계상했다가 금감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건설사는 수행 의무 진행률을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경우에만 수익을 진행 기준으로 인식해야 한다. 진행률을 측정할 땐 일관성 있는 진행률 측정 방법을 적용하고 적합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수행 의무의 결과를 합리적으로 측정할 순 없으나 원가는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수행의무 결과를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때까지 발생 원가 범위에서만 수익을 인식해야 한다.

금감원은 건설사 등이 원가 기준 투입법 적용 계약에 대한 추가 공시 요구사항에 유의하고 계약 잔액 등 수익 인식과 관련된 주석사항도 충실히 기재했는지 살필 계획이다.

금감원은 건설사의 우발부채 공시도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채무인수약정, 자금보충약정 등 지급보증 외 다양한 우발사항에 대해 공시를 누락하진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다.

우발부채는 워크아웃(기업구조조정) 개시가 결정된 태영건설에서도 문제가 됐다. 건설사 등 회사는 기존 우발부채의 경우 경제적 자원 유출 가능성의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충당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우발부채 분류기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물인수는 공사비 등을 못 받을 때 채무에 갈음해 아파트 등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받아야 할 돈 대신 물건을 받는 개념이기 때문에 부채나 우발부채로 잡지 않는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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