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대 1→21.8대 1…32년만 최저 경쟁률
올해 9급 초임 연봉 3000만원 넘겨
[파이낸셜뉴스] 한때 꿈의 직업으로 꼽혔던 9급 공무원의 인기가 수직 하강 중이다. 올해 공채 경쟁률이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0년 82.2대 1에 육박했던 경쟁률은 올해 21.8대 1로 급감했다. 지원자 수도 전년에 비해 약 1만8000명 줄었다. 초·중·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에서 공무원은 희망 직업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올해 9급 초임 연봉 3000만원 넘겨
공무원 인기가 사그라든 배경에는 낮은 보수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9급 공무원 초임 연봉은 올해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겼다.
82.2대 1→21.8대 1…32년만 최저 경쟁률
1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평균 경쟁률(18~22일 원서 접수)은 21.8로 집계됐다. 이는 1992년(19.3대 1) 이후 32년 만에 최저치다.
지원자 수 역시 작년(12만1526명)과 비교해 1만7929명 급감했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 4749명에 총 10만3597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지난 2005년(76.1대 1)에서 2010년(82.2대 1)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51.6대 1)부터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0년 37.2대 1, 2021년 35.0대 1, 2022년 29.2대 1, 지난해 22.8대 1, 올해 21.8대 1 등으로 꾸준히 떨어졌다.
지원자 평균 연령은 30.4세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54.0%로 가장 많고, 30대 35.6%, 40대 9.2%, 50세 이상 1.2% 순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직업으로서의 공무원 인기는 더욱 떨어진다.
교육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초중고 장래희망 조사(2023년)를 보면, 공무원은 희망직업 톱 10위에 모두 들지 못했다.
초중고 모두에서 10위권에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2022년)까지는 중학생에게서만 희망 직업 10위로 턱걸이했으나 작년 무려 17위로 밀렸다. 중학생 장래희망에서 공무원은 2020~2021년 6위 등 매년 6~10위권 안에 드는 상위 희망 직업이었다.
올해 9급 초임 연봉 3000만원 넘겨
공무원 인기 하락에 정부가 처우 개선에 나섰다. 올해 9급 공무원의 초임 연봉이 전년 대비 6% 인상되면서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기게 됐다.
인사처의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르면 올해 전체 공무원 보수는 전년 대비 2.5% 인상되는데, 여기에 7~9급 일부 저연차 공무원에게는 3.5%의 추가분을 적용해 6% 인상된다.
아울러 저연차 공무원의 장기 재직을 장려하기 위해 5년 이상 재직 공무원에게만 지급하던 정근수당 가산금 지급대상을 확대해 5년 미만에게도 월 3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이를 반영한 2024년 9급 초임(1호봉) 보수는 연 3010만원(월 평균 251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2831만원 대비 6.3%(연 179만원) 인상됐다. 9급 초봉이 연 3000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재난·안전업무를 상시 수행하는 재난안전법상 재난관리주관기관 소속 일반직 공무원에게는 월 8만원의 특수업무수당이 신설된다.
육아휴직 기간 중 실질적 소득 지원이 가능하도록 육아휴직수당 지급 방식도 개선된다.
종전에는 휴직 중 매월 육아휴직수당의 85%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복직해 6개월 이상 계속 근무 시 일시에 지급하고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둘째 이후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자의 경우 휴직 중 공제 없이 육아휴직수당 전액을 지급한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앞으로도 청년세대 저연차 공무원과 민생현장 공무원에 대한 처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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