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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1만3000명' 삼성 초기업노조, 이번 주 닻 올린다..노사관계 중대 변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9 17:02

수정 2024.01.30 13:47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 계열사 4개 노동조합이 뭉쳐 탄생한 초기업노조가 이달 말 출범한다. 총 조합원 1만4000명이 넘는 통합 노조의 탄생으로 삼성의 노사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악화와 8년째 이어지는 총수의 사법 위기에 더해 노조의 세력화까지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3대 리스크'가 올해 삼성의 경영 동력에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 초기업노조는 오는 31일 제1회 전체총회를 개최한다. 초기업노조는 이 자리에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통합 노조 출범 성명을 낼 예정이다.
조합원 투표를 거쳐 지부의 의결권 균형 보호를 위한 대의원 배정, 초기업노조 집행부 견제조항 설치 등 규약 개정도 진행한다. 초기업노조는 설 이후인 2월 중 기자회견을 열고, 대외적으로 공식 출범을 알릴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한국노총 산하 삼성 12개사 노조가 임금 10% 인상,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며 연대한 바 있지만 삼성 계열사간 통합 노조가 공식 출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4개 노조가 실시한 초기업노조 가입 찬반 투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찬성률 99.5%) △삼성디스플레이 노조(96.12%) △삼성화재 노조(90%) △삼성전자 DX노조(86%) 모두 조합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통합 노조 출범으로 삼성 노사관계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한 삼성전자 DX노조(6000명)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3500여명), 삼성화재 리본노조(33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1600명)를 모두 합친 조합원 수만 1만4000명을 넘는다. 또다른 삼성 계열사 노조도 초기업노조 가입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실적과 무관하게 임금인상, 성과급, 복지 등 계열사간 동등한 수준의 처우를 요구하는 등 노조의 압박 수위가 거세질 전망이다.

노조 리스크가 가중된 삼성의 경영 환경은 한층 불확실해졌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최근 전례없는 반도체 업황 침체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악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를 진두지휘해야 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회계 의혹 재판으로 경영활동에 제약이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노조 대응에 한계를 느낀 각 계열사 노조가 초기업노조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통합 노조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노사관계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삼성의 경영에 또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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