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실적, 도요타·현대차에 밀려
업계, 보조금 축소에 출혈경쟁 심화
수익성 저하, 부품업계 압박 이어져
2차전지 핵심 리튬價 1년새 80% ↓
업계, 보조금 축소에 출혈경쟁 심화
수익성 저하, 부품업계 압박 이어져
2차전지 핵심 리튬價 1년새 80% ↓
■보조금 긴축에 전기차 수익성↓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연간 9.2%)이 곤두박질치면서 전통의 완성차 기업인 도요타(영업이익률 전망치 10.4%)와 현대차·기아(10.2%)에게 수익성 추월을 당했다.
도요타는 2023년 회계연도에 10.4%의 영업이익률(올해 5월 발표)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요타는 올해 사상 최대인 1030만대 생산 계획을 세웠다. 주력 생산 제품은 하이브리드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기차 사업 늑장 대처'로 지난해 초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도 재등판한다. 도요다 회장은 오는 3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도요타그룹 비전 설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도요다 회장이 '하이브리드카 70%·전기차 30%'이란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기아(합산 10.2%)도 지난해 창사이래 사상 처음으로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4분기엔 11.2%까지 상승했으며, 당시 기아는 13%를 찍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GM, 도요타에 이어 톱3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브리드카·내연기관의 스포츠유틸리티(SUV)가 올해도 전체 판매 실적을 이끌 전망이다.
GM도 느긋한 분위기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제럴드 존슨 GM 글로벌 생산 총괄 부사장은 "내연기관 자동차는 앞으로 최소 10년에서 15년 동안은 강력하게 유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테슬라는 고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슬라의 분기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내림세다. 2022년 4·4분기 16.6%에서 지난해 4·4분기 8.2%로 악화됐다. 지난해 3·4분기엔 7.6%를 찍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작인 사이버 트럭 양산도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수익률 악화에 대해 "미국 금리가 빨리 떨어지지 않는다면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판매 방어를 위한 전기차 업계의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기차 업계의 이익률이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며, 이는 다시 전기차 부품업계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리튬가 추락에 배터리 판가 딜레마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2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배터리 업계도 비상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26일 탄산리튬 가격은 1년 전 대비 80.9% 하락해 1㎏당 86.5위안을 기록했다.
탄산리튬은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핵심 부품인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2021년 초 1㎏당 50위안 대에 머물렀던 탄산리튬 가격은 2년만에 10배 이상 올라 2022년 11월 1kg당 581.5위안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공급 과잉 우려와 전기차 수요 급감 등으로 리튬 가격 폭락이 시작됐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되자 자동차 제조사들이 사업 확대 계획을 조정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수산화리튬 가격도 하락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수산화리튬 가격은 t당 1만4439달러로 지난해 6월과 비교해 69% 감소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리튬 가격 하락이 장기화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리튬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비싸게 사들인 리튬으로 만든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파는 상황이 지속돼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판가 연동 방식으로 리튬을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 하락 및 상승을 미리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에 따라 판가가 낮아지면서 매출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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