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부진으로 '금(金)값'된 과일 가격
차례상 비용도 역대 최대...38만원대
떡국 끓여 한 상 내는 데 2만4000원
대형마트 '저가 마케팅'도 갈수록 치열
차례상 비용도 역대 최대...38만원대
떡국 끓여 한 상 내는 데 2만4000원
대형마트 '저가 마케팅'도 갈수록 치열
[파이낸셜뉴스] "장 볼 때마다 물가 오른 게 진짜 실감 나네요. 몇 개는 들었다가 가격 보고 내려 놓는 데도 매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옵니다"
명절을 열흘 가량 앞둔 30일 낮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 저녁 거리를 사러 나왔다는 김 모씨(58)는 파 한 단을 들어 이리저리 꼼꼼하게 살폈다. 그는 "예전보다 장을 볼 때 중량이나 가격 차 같은 걸 더 따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때그때 마트 자체 할인 품목에 따라 저녁 메뉴를 바꾸는 일도 생겼다.
또다시 고물가 속 맞는 설 명절이 걱정이다. 지난 추석은 명절 전부터 잇달아 쏟아진 폭우로 각종 채솟값이 고공행진이었다면, 이번 설은 작황 부진으로 '금(金)사과'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명절 필수과일 가격이 일제히 뛰었다. 누적된 '고물가 피로도'에 좀처럼 열리지 않는 소비 심리를 녹이기 위한 대형마트들의 대대적인 할인 마케팅도 뜨겁다.
■차례상 비용 작년보다 8.9% 올라 역대 '최대'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설 명절을 3주 가량 앞둔 지난 19일 조사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 28만1500원, 대형마트 38만58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설보다 각각 8.9%, 5.8% 오른 비용이다. 잦은 비로 생산량이 줄어든 사과, 배 등 과일값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기준 설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5~6입)는 지난 29일 기준 1만430원으로, 지난 설(1월 22일)을 열흘 가량 앞둔 같은 달 10일 가격(6980원)과 비교하면 49% 오른 가격이다. 배(3kg) 역시 7120원에서 1만2530원으로 76%나 치솟았다.
떡국 한 그릇 끓이는 데 들어가는 식재료 비용도 만만찮다. 같은 기간 같은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대파 1단 가격은 2980원으로, 10% 올랐다. 이마저도 정상가 대비 40% 저렴한 행사가다. 떡국떡 1.5kg은 같은 기간 5% 오른 6780원이었다. 소고기와 다진 마늘, 계란지단과 파 등을 넣어 떡국 한 상을 내려면 2만4000원 가량이 든다. 설이면 가족들이 둘러 앉아 먹는 한 끼 떡국에도 고물가 여파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셈이다. 그나마 한우 국거리 100g 가격(4580원)이 같은 기간 10% 떨어졌고, 마늘(300g)과 계란(30구 특란) 가격 역시 각각 20%가량 저렴해 진 5236원, 3980원으로 부담을 덜었다.
■대형마트 '저가마케팅'...제수용품 할인행사
이처럼 살인적인 고물가가 지속되자 대형마트의 '저가 마케팅'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는 삼겹살, 대파 등 필수 먹거리를 최저가 수준으로 내놓으면서 행사 이름에 '가격 파격'을 내걸었다. 또 자체브랜드(PB)인 피코크, 자연주의의 떡국떡, 모둠전, 동태전 등 간편 제수음식 먹거리를 다음 달 15일까지 20~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다음 달 2일부터는 한우, 떡국떡 등 설 먹거리 음식 할인 행사를 열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1~7일 소고기를 최대 40% 할인 판매하고, 제수 음식 준비에 필요한 가루, 식용유, 냉동전 등 제수용품을 할인가에 제공한다. 다음 달 8일까지는 제수용 사과, 배 등을 할인한다.
또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한우 관련 단체들이 진행하는 한우 할인 행사에도 참여해 31일부터 다양한 한우 제품을 할인가에 선보인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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