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판매 대수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2위는 독일 폭스바겐이었다.
그러나 도요타는 폭스바겐에 비해 판매 성장세에서 뒤져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또 수십년을 지속하고 있는 에어백 폭발과 같은 문제점들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래 자동차의 중심이 될 전기차 부문에서는 발자취가 희미해 향후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년째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CNN은 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도요타가 판매대수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자리를 4년 연속 지켜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다이하츠, 히노 등의 브랜드를 포함해 지난해 1120만대를 판매했다. 사상최대 규모로 전년비 7.2% 증가했다.
2위를 기록한 폭스바겐은 920만대에 그쳤다. 그러나 판매 증가율은 12%로 도요타의 거의 2배에 육박했다.
도요타와 폭스바겐은 2010년대 이후 서로 1위 자리를 빼앗고 뺏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2012년 도요타가 당시까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이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로 올라섰지만 2017년에는 도요타가 폭스바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한 동안 두 업체가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했다.
도요타는 1위 수성 요인으로 탄탄한 수요와 반도체 부족 완화를 꼽았다. 특히 내수시장 성장세가 도요타 1위 수성의 발판이었다.
해외 시장 매출은 4.1%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일본 국내 시장 판매는 20.9% 폭증했다.
신뢰에 금 가
그러나 도요타의 1위 수성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도요타는 29일 협력사인 도요타산업이 개발한 디젤엔진 인가시험에서 이상이 발견돼 일부 차종 출하를 중단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상이 발견된 디젤엔진을 쓰는 모델은 인기 있는 랜드크루저30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에이스 밴을 포함해 모두 10개 모델이다.
한 달 전에는 도요타의 소형차 브랜드인 다이하츠의 국내 생산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30년 넘게 안전성 검사를 위조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디젤엔진 성능 이상, 안전성 검사 위조 등으로 도요타의 신뢰에 금이 갔다.
지난주에는 코롤라, RAV4 컴팩트 SUV 등 특정 모델 약 5만대의 에어백 폭발 경고가 나왔다. 2003년 이후에 생산된 이들 자동차 모델 에어백이 부분적으로 폭발할 수 있고, 이에따라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 위험이 있다고 도요타는 소유주들에게 경고했다.
이미 이 폭발 위험이 있는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된 자동차 수천만대를 수년에 걸쳐 리콜했지만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전기차 불안
도요타는 또 유럽과 북미시장에서 폭스바겐의 강력한 성장세에 치이고 있다. 폭스바겐 출하는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19.7%, 유럽시장에서 17.9% 급증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된 중국 시장내 경쟁은 격화하고 있다.
토종업체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전기차 대명사였던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비야디에 전기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극심한 경쟁 속에 대대적인 가격전쟁도 시작했다.
도요타는 전기차 시장에서 특히 열세다.
폭스바겐 전기차 판매대수가 지난해 77만1100대로 35% 가까이 폭증한 반면 도요타는 고작 10만4000대를 팔았을 뿐이다.
도요타는 대신 하이브리드에 주력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하면 도요타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대수는 370만대에 이른다.
한편 비야디는 29일 공시에서 지난해 순익이 전년비 최대 86.5% 폭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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