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계속되는 전통시장 화재 대형화..."샌드위치 패널 자재 사용 자재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1 11:13

수정 2024.02.01 11:13

자난달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에 눈이 내리고 있다. 뉴시스 제공
자난달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에 눈이 내리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복되는 전통시장 화재의 원인으로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지목되면서 안전기준을 높이거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판이나 판자 사이에 단열재인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을 넣은 건축 자재다. 값이 싸고 건설 기간이 짧고 단열이 잘 된다는 장점 때문에 전통시장 현대화에 많이 이용된다. 문제는 작은 불씨에도 쉽게 불이 옮겨붙고 한번 불에 타면 유독가스를 뿜어 소방대원이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다.

작은 불씨에도 대형 화재
1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2019년 1월 31일~2024년 1월 31일)간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5911건이다.
인명 피해는 1008명(사망 96명·부상 912명), 재산 피해는 총 1조3323억3796만8000원에 이른다.

샌드위치 패널이 전통시장 현대화 작업이나 드라마 세트장, 물류창고 등에 많이 이용됨에 따라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재산 피해가 상당하다. 특히 소상공인이 많이 모인 전통시장의 경우 막대한 피해도 문제지만 피해복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지난달 22일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92개 점포 가운데 수산물동과 식당동, 일반동 내 점포 227개가 소실됐다. 별관에 있는 65개 점포를 제외하면 같은 건물에 있는 점포는 모두 불에 타 재가 됐다. 119 소방대는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고 한다.

관련해 충남 서천경찰서 관계자는 "점포와 점포가 이어져 있는 데다 이들 점포가 불이 쉽게 붙는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돼 있다 보니 불길이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1층 점포에서 불꽃이 튀면서 시작된 불길이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을 타고 전체 시장으로 번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안전기준 상향부터 사용 자제까지
따라서 화재를 막기 위해 샌드위치 패널 안전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 이후 샌드위치 패널 관련해 성능시험기준 및 관리기준이 강화됐으나 국토교통부는 성능 및 품질이 표준화돼 있지 않은 제품조차 관련 단체에 표준모델을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국토부 2022년 건축안전모니터링 복합자재 건축현장 점검 결과 유기단열재를 사용한 샌드위치패널의 경우 부적합 제품이 50% 수준에 달했다.

경실련은 "최근에는 시장에 유통된 샌드위치 패널의 경우 화재 안전성능을 점검하는 '건축자재 화재 안전 모니터링'에서 성능 불량 또는 부적합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필요한 것은 성능평가 기준 완화가 아니라 건축자재의 성능에 대해 보다 정확한 검증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반복되는 전통시장 대형 화재를 막기 위해 샌드위치 패널 사용 자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샌드위치 패널의 경우 강판 등 외장재가 외부를 마치 '샌드위치'처럼 막고 있으므로 내부 단열재(스티로폼)에 불이 붙으면 물이 침투하기 어려워 쉽게 끌 수 없다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며 "비용과 시공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화재에 취약하지 않은 건축 자재로 교체하는 작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