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병' ..기침이나 재체기 통해 감염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유럽을 중심으로 ‘홍역’이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으로 인한 홍역 환자가 잇따라 나왔다. 방역당국은 지역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 감시에 나섰다.
지난해 해외 홍역환자수 45배 급증…국내 총 8명
31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작년 10월 4명의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달에 1명이 추가돼 4개월 동안 5명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총 8명이 보고됐다.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다.
전세계에서 지난해 28만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1.6배 늘어난 숫자다. 특히 유럽에서는 지난해 4만200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2022년보다 45배 폭증한 수치다.
홍역은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감염이 되면 발열·전신 발진·입안 발진으로 인한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홍역은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병으로, 감염자 1명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사람 수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RO)’는 무려 12~18이나 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된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열이 날 땐 해열제를 먹는 등의 대증요법이 전부다. 국내에서는 2000~2001년 홍역 관련 대유행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예방 접종 실시 후 급감했다. 홍역은 보통 MMR 백신(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을 접종해 예방한다. 국내에서는 생후 12∼15개월과 만 4∼6세에 각각 1회, 총 2회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홍역 유행에 여행자·맘카페 ‘불안’..성인도 항체 검사해야
한편, 홍역이 유럽에서 대유행하자 여행카페,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아이와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모(39)씨는 “5살 아이가 아직 홍역 2차 예방 접종을 맞지 않아서 유럽이 아니라 일본을 짧게 다녀오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며 “코로나가 끝나서 안심했는데 먼 곳으로 여행 한 번 떠나는게 정말 힘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맘카페 회원은 “아이의 백신 접종 이력을 체크한 뒤에 여행가는 게 필수”라고 조언했다.
본인의 백신접종 이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2002년 이전 접종자의 경우 혈액검사를 해야 항체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병·의원에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설 명절 연휴 해외여행 증가, 개학 등을 고려해 홍역 의심 환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질병청은 해당 공문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문진으로 해외여행 여부를 확인하고, 해외에서 들어온 환자가 발진이나 발열이 있다면 홍역을 의심해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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