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사주 매입후 100% 소각... 메리츠금융 주주환원 눈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1 18:12

수정 2024.01.31 18:17

총 5602억 매입해 전량 소각
3년간 주가 상승률 574% 달해
"주주환원 대표기업, 미국에 애플이 있다면 한국엔 메리츠금융지주가 있다."

최근 금융당국 안팎에서 자기주식(자사주) 강제 소각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월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602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며 자사주 소각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2022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최소 3년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핵심은 배당이나 단순한 자사주 매입보다 '매입 후 소각'이었다.
자사주 소각은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량이 줄면서 주당순이익(EPS)을 높인다.

자사주 소각 덕분에 메리츠금융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2021년 1월 29일 주당 9540원에 머물렀지만 2022년 1월 28일 4만3500원을 거쳐 지난 29일에는 6만4300원까지 상승했다. 3년 간의 주가 상승률이 574%에 달한다.

특히 화재와 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된 지난해 4월 말(4만5600원)과 비교해도 41% 올랐다.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13조원을 넘어섰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선진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배경에는 대주주인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철학이 담겨 있다.

조 회장은 2011년 회장에 오른 뒤 전문경영인에 전권을 일임,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 '대주주 지분율 50% 이하'를 감수하면서도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이른바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조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고, 약간의 지분 차이나 손실은 괜찮다.
경영 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보자"라고 '원-메리츠'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평소 대주주의 1주와 소액주주의 1주가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조 회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대주주나 개인 투자자 모두 한 주의 주식에서 같은 이득을 누려야 한다는 철학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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