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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비중 높은 삼성화재·포홀, 시총 10% 넘게 ‘과대평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1 18:13

수정 2024.01.31 18:17

코스피 전체시총 1950조원
자사주 비중이 57조원 달해
자사주 뺀 시총 투자자에 공개
당국, 자사주 제도 개선안 발표
상장사 시총 부풀리기 줄어들듯
코스피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에서 57조가 '자사주' 몫이었다. 특히 시총 상위 기업들 가운데 삼성화재와 포스코(POSCO)홀딩스의 자사주 비중이 높았다. 자사주 덕분에 시총이 1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1951조2961억원(30일 보통주 기준)에서 상장사들의 자기주식이 약 57조원(자사주 반영시점은 2023년 9월)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총과 자기주식을 제외한 시총(1894조1809억원)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다.


그간 상장기업들의 '자기주식 제외 시총'은 통계로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국내의 경우 시총을 산정할 때 자사주가 포함되면서 시총이 과대평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전일 당국이 자사주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자기주식을 제외한 시총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국내와 달리, 미국은 시총에 자사주를 포함하지 않는다. 자사주에는 의결권과 배당권이 없기 때문이다. 소각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즉시 시총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이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만으로도 주당순이익(EPS),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해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코스피 시총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시총 대비 자사주 비율이 높은 기업은 삼성화재, 포스코홀딩스, SK하이닉스 등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의 경우 시총 12조806억원에서 자사주(1조9244억원)가 15.92%를 차지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시총 36조2388억원 가운데 자사주 비중이 10.28%(3조7258억원)로 나타났고, SK하이닉스는 시총(99조6635억원)에 자사주 5.48%(5조4640억원)가 포함됐다. 시총에서 자사주를 계산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삼성화재와 포스코홀딩스 등은 시총이 10% 넘게 과대평가된 것이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시총을 산정할 경우 상장사들의 시총 순위도 바뀐다. 현행 시총 계산법에서는 코스피시장에서 6위, 7위가 현대차와 기아지만 자사주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 두 종목의 순위가 서로 뒤바뀐다. 각각 14, 15위인 삼성물산과 KB금융 역시 자사주를 제외할 경우 자리를 맞바꿔야 한다. 이외 시총 20위 이하 기업들은 특히 순위가 크게 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자사주를 제외한 시총 통계가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은 보류됐지만 이른바 '시총 부풀리기'를 판별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강소현 연구위원은 "자사주를 매입하더라도 소각되지 않으면 유통주식 수가 언제든지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자사주 취득 효과가 떨어진다"며 "자사주를 포함하면 시총이 과대평가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자사주를 배제하고 시총을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총 산출법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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