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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줄자 매섭게 해고… AI로 일감 돌리는 글로벌 기업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1 18:15

수정 2024.01.31 18:15

MS·알파벳 등 美빅테크 칼바람
물류업체 UPS도 1만여명 감원
"배달물량 늘더라도 충원 안할것"
신기술로 영업 효율 증가 안간힘
美 퇴사율 12% 줄어 침체 '우려'
UPS 한 직원이 1월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에서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 UPS는 이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UPS 한 직원이 1월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에서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 UPS는 이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글로벌 기업들의 칼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 등이 대규모 해고에 나선 가운데 미국 대형 물류업체 유피에스(UPS)가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몸집 줄이기는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인공지능(AI) 활용이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UPS 1만2000명 감원

1월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UPS는 이날 관리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1만2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UPS는 아울러 배달 물량이 늘어도 감축한 관리직 직원 규모를 이전 규모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세계 약 49만5000명이 일하고 있는 UPS에서 관리직은 8만5000명 수준이다. 직원 대부분은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물류 회사인 UPS의 실적은 미국과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데, UPS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국내외 사업에서 모두 감소했고 지난해 UPS가 처리한 미국 내 택배는 전년 대비 7.4% 줄었다.

UPS는 "지난 2015년 인수한 트럭 수송 중개 사업 코요테로지스틱스가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면서 "전략적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감원으로 10억 달러의 경비 절감이 기대된다"면서도 "매출은 시장 전망에 못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UPS는 또 3월 4일부터 직원들에게 주 5일씩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지시했다.

■몰아치는 감원 바람

UPS에 앞서 MS와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페이팔 등이 감원을 결정했다. WSJ 등에 따르면 MS는 올해 게임 부문에서 1900명을 줄이기로 결정했고 알파벳은 10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또 구글은 유튜브와 관련된 일자리 100여개를 없애기로 결정했고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은 올해 전체 직원의 9% 가량인 2500명을 줄일 계획이다. 이외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엑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잭 도시가 만든 결제 서비스업체 블록도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연말까지 직원 수 목표치인 1만2000명을 맞추기 위한 감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익성 악화에 AI 여파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은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AI 활용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UPS 캐롤 톰 CEO는 "물류 규모가 늘더라도 관리직 직원을 충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감원은 회사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AI를 비롯해 신기술을 통해 영업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WSJ은 많은 미국 기업이 비용 절감, 불필요한 직무 축소, 의사결정 속도 재고 등을 위해 감원에 나서고 있다면서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UPS도 '화이트칼라' 사무직 해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UPS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수단들을 테스트해왔으며, 실제 사용을 늘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크업계 해고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지난해 대량 해고와 달리 올해는 감원 규모가 작고 타깃을 정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등 소수의 핵심 부문으로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내 퇴사율은 1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1월 30일 공개한 구인이직실태조사(JOLT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퇴사자 규모는 2022년에 비해 610만명(12%) 적었다. 특히 12월 한 달 퇴사율은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도이체방크 브렛 라이언 선임이코노미스트는 "퇴사율 하락으로 인해 임금 인상 속도가 제한될 것"이라면서 "기업들은 기존 직원들을 붙잡아두고 새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전 같은 대대적인 유인책을 쓸 필요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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