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 일방적으로 승부차기 골대 지정
손흥민, 규정대로 동전던지기로 결정 요구
붉은 악마 10여명 있는 반대편 골대로 지정
대한민국, 압도적 우위 속 승부차기 승
손흥민, 규정대로 동전던지기로 결정 요구
붉은 악마 10여명 있는 반대편 골대로 지정
대한민국, 압도적 우위 속 승부차기 승
[파이낸셜뉴스] 주장 손흥민은 모두가 지쳐있는 와중에도 침착했다.
치열했던 사우디와의 16강전에서의 작은 에피소드가 공개되었다.
클린스만호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치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은 기적같은 경기였다. 99분 동안 끌려가다가 딱 1분을 남겨 놓고 조규성의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양 팀은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잔인한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센터서클로 가 사우디 선수와 함께 주심 앞에 섰다.
이제 동전 던지기로 승부차기를 할 골대와 먼저 찰 팀을 정할 차례였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다.
1일(이하 한국시간)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주심은 골대를 본부석 기준으로 왼쪽 골대에서 승부차기를 진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중계 카메라가 해당 골대 쪽에 이미 설치돼 있으니 그쪽에서 진행하자고 한국 측에 통보한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수긍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심이 고른 골대 뒤편에는 오직 사우디 팬들로만 가득 차 있었다. 주심이 고른 골대 반대편에 그나마 10여명의 열정적인 붉은 악마가 소리쳐 한국을 응원하고 있었다.
손흥민이 곧바로 따졌다.
“왜 규정대로 하지 않느냐”라며 규정대로 '동전 던지기'로 골대를 결정하자며 맞섰다. 손흥민의 완곡하고 강한 주장에 심판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동전 던지기를 한 결과 승부차기 장소는 한국 팬들이 조금이나마 있는 쪽 골대로 결정됐다.
그리고 한국 팬들의 응원 소리를 가까운 곳에서 들으며 골문을 지킨 조현우(울산)는 두 차례 '선방 쇼'를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물론, 그것 때문에 대한민국의 승리가 확정된 것은 아니었겠지만, 정예 붉은 악마들의 응원 목소리가 태극 전사들에게 힘을 보탰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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