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재의 새벽증시]는 간 밤 뉴욕증시의 주요 이슈를 짚어드리는 새 코너입니다. 시장 화제주,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 등에 관한 분석을 전해드립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메타플랫폼스가 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를 그야말로 "씹어먹었"습니다.
전날 장이 끝난 뒤 깜짝 실적을 발표한 메타는 인원감축을 포함한 그동안의 대대적인 비용절감과 인공지능(AI)을 등에 업고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엄청난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2일 증시에서 20% 넘게 폭등했습니다.
이날 메타 주가 상승률은 21%가 넘어 뉴욕증시 사상 하루 상승률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하루 늘어난 시가총액도 2000억달러(약 266조원)가 넘어 역시 사상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윤 3배 폭증
메타가 공개한 분기실적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이윤은 3배 폭증했고, 매출은 25%가 늘었습니다.
322억달러(약 42조8000억원)이던 매출이 1년새 401억달러(53조3000억원)로 불어났습니다.
매출 증가율은 팬데믹으로 메타가 승승장구하던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가팔라졌습니다.
장사도 엄청나게 잘했습니다. 매출이 25% 늘었지만 순익은 3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2022년 4분기 46억5000만달러(약 6조189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4분기에는 140억달러(약 18조6300억원)로 껑충 뛰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메타는 이번 분기 매출이 345억~37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338억달러를 압도했습니다.
사상 첫 배당
메타가 이윤을 대폭 끌어올린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는 비용절감입니다.
메타 공동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사명까지 메타로 바꾸면서 돈을 쏟아부었던 메타버스 개발을 제한하는 한편 2022년 후반 대대적인 감원으로 빅테크 업체들의 대규모 감원 칼바람을 시작한 것이 대규모 흑자의 주된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메타의 지난해 말 현금, 또 현금화하기 좋은 현금성 자산은 모두 654억달러(약 87조원)로 1년 전 407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메타는 이렇게 두둑해진 주머니와 장사가 새해에도 잘 될 것이란 낙관 속에 주주들의 배를 채워주기로 했습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당을 약속했습니다.
다음달 26일 주주들에게 1주당 0.50달러 배당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이가 다가 아닙니다.
메타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도 발표했습니다. 500억달러(약 66조원)를 들여 증시에서 메타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오르고, 또 이후에는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익(EPS)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주가에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빅7 아닌 MnM
메타가 폭등한 가운데 이제 빅7 대형 기술주는 잊으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는 증시의 새 흐름은 이제 'MnM'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초컬릿 브랜드 이름을 빗댄 MnM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그리고 메타플랫폼스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조합입니다.
레이먼드제임스 애널리스트 조시 벡은 분석노트에서 FANG, 빅7 또는 경이로운7(M7)을 지나 이제 MnM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벡은 메타 목표주가를 1일 마감가보 40% 가까이 높은 55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FANG, 또는 FAANG는 페이스북(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아마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2010년대 들어 이들이 상승세를 타면서 증시 주도주로 부상했고, 2020년 팬데믹 이후 '집콕'시대에 접어들면서는 두드러지게 증시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빅7은 지난해 이후 증시를 주도하는 대형 기술주 7개로 애플, MS,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 가운데 애플과 테슬라는 올들어 모두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테슬라는 올들어 26% 넘게 폭락해 시장 주도주라고 불러야 하는지 투자자들을 헷갈리게하고 있습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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