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9년전 동점골 넣고도 호주에 패한 기억
이번에는 동점골, 역전골 모두 본인의 손으로
연장전서 그림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이번 대회 3호골... 호주에게 완벽 설욕
경기 끝난 직후 펑펑 눈물 쏟아
이번에는 동점골, 역전골 모두 본인의 손으로
연장전서 그림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이번 대회 3호골... 호주에게 완벽 설욕
경기 끝난 직후 펑펑 눈물 쏟아
[파이낸셜뉴스] 모든 힘을 쏟아냈던 것일까.
캡틴 손흥민은 2월 3일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이 끝나자마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 중에서도 계속 울먹인 먹소리를 낼 정도로 감정에 북받쳤다.
손흥민이 이날 유독 많은 눈물을 쏟은 것은 2015년의 기억이 생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결승에서 호주를 만났고 손흥민은 골을 기록했지만, 결국 호주에게 아쉽게 패했다.
호주가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고 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한국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 경기에서 후반 46분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선수가 바로 당시 대표팀의 막내급이었던 손흥민이었다.
하지만 9년이 지나 다시 만난 호주에게 손흥민은 감당하기 힘든 짐이었다. 손흥민은 이미 월드스타로 성장해있었다.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선수 중 손흥민보다 인지도가 높은 선수는 없다.
손흥민은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지역 모서리 근처에서 갑자기 단독 드리블 돌파를 시작했다. 촘촘히 공간을 점유한 호주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견디면서 페널티지역으로 어렵게 진입한 손흥민은 순간적으로 속도를 냈다. 페널티박스 깊숙한 지역까지 파고드는 손흥민을 저지하려던 호주의 루이스 밀러가 급하게 발을 뻗었다. 그러나 손흥민의 발놀림이 더 빨랐다. 밀러의 태클은 공을 건드리지 못하고 손흥민을 넘어뜨렸고, 주심은 즉각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대한민국이 또 다시 기적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연장 전반 12분 손흥민은 황희찬이 만들어준 프리킥 찬스에서 환상의 오른발 감아차기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라이언 골키퍼가 쳐낼 새도 없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개인 기량으로 클린스만호의 2골이 모두 나온 것이다.
9년 후 또 한 번 영웅적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은 아시안컵이 끝나고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큰 자랑거리가 생겼다.
2015년 손흥민에게 '우승 실패'의 아픔을 안긴 호주의 사령탑이 바로 현재 토트넘(잉글랜드)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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