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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MLB 개막전 티켓 판매가 '끼워팔기'?...공정위 규제 가능성에 역차별 논란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3 11:21

수정 2024.02.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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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1차전 티켓이 판매 8분만에 매진됐다. 쿠팡플레이 제공.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1차전 티켓이 판매 8분만에 매진됐다. 쿠팡플레이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슈퍼스타인 오타니 쇼헤이의 3월 내한경기 티켓판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MLB 개막전 티켓 판매가 불공정행위(끼워팔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다. MLB 메이저리그 한국 개막전인 서울시리즈의 티켓을 쿠팡이 와우 '유료 회원'에게만 티켓을 팔고 있는 상황을 끼워팔기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다. 그간 국내에서 기업들이 유료회원에게만 파는 글로벌 가수 내한 공연이나 유료 스포츠 콘텐츠가 보편화된 만큼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역차별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3일 스포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에 MLB 티켓 판매가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쿠팡이 와우 유료 회원에게만 티켓을 파는 것이 문제이고, 이 티켓을 사기 위해서는 쿠팡 와우 회원에 가입해야 하는 '끼워팔기'라는 주장이다.
신고자는 법무법인 충정의 박지훈 변호사로, 야구 전문 저서를 낸 바 있다. 공정위는 조사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조사 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 일각에서는 "조사 여부에 따라 이미 완판된 경기와 팬 행사 티켓을 구입한 1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 아니냐", "완판, 매진 상황에서 날벼락"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는 3월 예정된 오타니 선수가 소속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간 MLB 경기 1차전(서울 고척돔·1만6000석 규모)은 8분만에 전석 매진된 상태다.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여러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자사 서비스 이용 회원 대상으로 가수 공연 콘텐츠 예매와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VIP마케팅을 보편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쿠팡의 MLB 야구팀 초청 경기가 기존 회원 행사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시작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가 대표적이다. 슈퍼콘서트는 현대카드 회원에 한해서만 '선예매'와 할인 혜택(20%) 등을 부여한다. 카드 회원들의 선예매가 끝나면 비회원도 예매는 가능하지만 티켓이 완판되거나 할인을 못받았다. 지난 2018년 글로벌 팝스타 샘 스미스 내한 공연 당시 현대카드 회원 대상의 선예매는 오픈 1분만에 매진됐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피네이션(P NATION)도 가수 싸이의 여름 콘서트인 '흠뻑쇼'를 NFT 선예매 방식을 도입했다. '싸이거(pSYger) NTF를 보유하고 티켓사이트에 인증하면 선예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싸이거는 가수 싸이가 가상화폐 사이트에 발행한 NFT다. 공정위는 이런 사례에 대해 그동안 '끼워팔기' 불공정 행위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번 '끼워팔기' 논란은 최근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법과 연결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모양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플랫폼법) 은 사전에 주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지정해 매출이나 이용자 수 기준을 넘으면 자사우대와 최혜우대, 끼워팔기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MLB 개막전을 쿠팡 와우 회원에게만 판매한 것도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도 "공정위가 만약 쿠팡플레이 같은 스포츠 초청 경기를 규제하면 K스포츠는 물론,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막는 일"이라며 "국경 없는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는 '국경 없는 규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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