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3개국' 외 유일하게 살아남은 클린스만호
동북아‧동남아‧중앙아 중 유일한 4강팀
A매치 평가전 7연승 후 9년만에 아시안컵 4강 직행
"해외파 및 전력 역대급 ~ 해줘 축구의 전형"
"전략, 전술 전혀 없는 운장"
"전력 좋아 동기부여형이 현재 더 잘 맞아"
클린스만 감독, 대회 후 평가는?
동북아‧동남아‧중앙아 중 유일한 4강팀
A매치 평가전 7연승 후 9년만에 아시안컵 4강 직행
"해외파 및 전력 역대급 ~ 해줘 축구의 전형"
"전략, 전술 전혀 없는 운장"
"전력 좋아 동기부여형이 현재 더 잘 맞아"
클린스만 감독, 대회 후 평가는?
클린스만호가 첫 번째 시험 무대에서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호를 능가하는 성과를 이룩했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 4강은 동북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통틀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국과 요르단·이란·카타르 '중동 3개 팀'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됐다.
4강 대진은 한국-요르단(7일 0시·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이란-카타르(8일 0시·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로 짜였다. 한국은 준결승을 통과하면 또다시 중동팀과 결승을 벌여야 해 '모래바람'을 뚫어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일단, 이번 대회를 통해 향후 결과와 무관하게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서 화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많은 네티즌들은 “선수에 의존한 역대급 운장”이라는 말로 그의 성과를 평가절하한다. 우주의 기운이 모두 클린스만 감독에게 모여있다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그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일단, 지난 카타르 월드컵때와 비교할 때 대한민국은 역대 최강 전력으로 나섰다.
월드컵 당시에 한국은 손흥민이 안와골절로 힘들었고, 김민재도 햄스프링 부상으로 힘겨워했다. 황희찬도 마찬가지였다. 말 그대로 부상병동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황희찬이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곧바로 복귀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최상의 상태로 대회에 임했다.
여기에 황의조 사건도 대회 훨씬 직전에 터졌다. 만약 대회 중 터졌다면 팀 분위기는 나락으로 치닫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요소는 말 그대로 운이다.
거기에 선수들의 기량 또한 거짓말같이 일제히 절정에 올라 있다. 이강인이 PSG로, 황희찬이 울버햄튼에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각각 개인 커리어 최강의 폼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국은 이번 대표팀에 12명의 유럽파를 보유하고 있다. 4대 리그에는 5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고, 손흥민과 김민재는 그 중에서도 톱 오브 톱(Top of Top) 선수였다. 황희찬도 EPL에서 탑클래스 선수로 성장했다. 이강인은 우승을 차지한 후 팀에 합류했다.
황인범 또한 즈베즈다에서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넣는 등 완벽하게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였고, 월드컵 당시와 비교하면 조규성도 유럽에 진출해 수페르리가에서 적응을 마친 상태였다.
역대 대표팀 최다 해외파가 소집되었고, 중앙과 공격진은 전원 해외파로 구성됐다. 하다못해 양현준이나 오현규, 홍현석 같은 비주전도 해외파였다.
역대 대한민국 어떤 감독도 갖지 못했던 황금 스쿼드였다. 이런 스쿼드를 갖고 풀타임으로 선수들을 혹사시키며 "해줘"라고 요구하기만 한다는 것이 팬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어쨌든 결과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워낙 출중한 선수들로 나선 만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지나친 변화를 추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시각이다. 끊임없이 우승이라는 목표를 선수들에게 상기시키고 선수들과 함께 경기 내내 "으쌰으쌰" 하면서 달려가는 지도자가 현재 대표팀에 더 잘맞는다는 시각이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어떤 감독도 쉽게 내뱉지 않았던 우승이라는 단어를 쉽게 말하며 목표의식을 고취시킨다. 예선 졸전 후 기자들에게 "호텔을 결승날까지 연장하라"라고 선언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누구도 감히 쉽게 하기 힘든 말이었다.
여기에 "감독이 약점이다" "전략이 없다"라는 각종 언론의 도발과 지적에도 "도발이 있으면 더 해달라"라고 웃으며 인터뷰 하는 모습도 그렇다. 클린스만 감독은 인터뷰시에 항상 웃는 것으로 유명하다. 엄청난 강철 긍정 멘탈의 소유자라는 의미다.
사우디전에서 갑자기 단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스리백을 들고나온다든가, 호주와의 경기에서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았던 공격수 양현준을 갑자기 풀백으로 출전시키는 전략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급진적인 전략은 완전한 성공은 아니라도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며 아시안컵 성적을 1차 기준으로 삼았다. 일단 성과 자체는 나쁘지 않다. 적어도 실패는 아니다.
16강 이후의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호주를 꺾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여기에 2연속 추가시간에 사우디와 호주를 꺾은 것 또한 상당한 임팩트가 있다. 두 팀 모두 월드컵 진출 팀이고 호주는 16강도 가능한 팀이다. 사우디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의 아르헨을 꺾었던 팀이다.
여기에 일본이 8강에서 탈락하면서 최근 몇년간 처음으로 한국 축구가 일본 축구에 비교우위에 섰다는 점도 중요하다. 한일 양국 축구계에 이는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다.
현지 언론에서는 한국의 결승행 확률은 70%에 달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16강과 8강에서 사우디-호주를 넘어선 덕에 4강전은 상대적으로 쉬운 팀을 만난 것도 클린스만호가 직접 만들어낸 운이라면 운이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우승 확률을 받고 있는 것 또한 대한민국이다.
따라서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까지만 보면 성과와 평가에서 가장 괴리가 심한 감독이다. 과연 이번 대회가 끝났을 때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급 운장으로 평가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명장으로 평가를 받을 것인가.
이러한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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