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추가지 곳 '온도차'
가양동 일대 용적률 200%안팎
"사업성 떨어진다" 분위기 우세
가양동 일대 용적률 200%안팎
"사업성 떨어진다" 분위기 우세
지난 2일 찾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가양6단지의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실제 해당 단지를 비롯해 인근 단지 내 상가에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찾는 주민 외에 인적이 드물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입법예고에 가양동이 포함돼 문의전화는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관망세가 짙다"고 말했다.
가양동에서 대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인 가양6단지는 1992년 11월 준공돼 올해 32년차를 맞은 노후아파트로 15개동에 총 1476가구 규모다.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 역세권에 위치해 인근 강변3단지와 함께 가양동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 후 현재 정밀안전진단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안전진단 면체와 용적률 상향의 파격적인 1기 신도시 특별법 적용을 받으면 이 같은 절차를 건너뛰게 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기존 적용대상 51곳 외에 서울 가양, 용인 수지, 고양 행신 등 57곳을 추가했다. 향후 특별법 적용을 받아 노후계획도시에 포함돼 용적률을 높일 수 있고, 안전진단 면제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가양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용적률은 200% 안팎으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요 재건축 단지별 용적률은 가양6단지 192%, 가양2단지 195%, 가양3단지 212% 등이다. 이창하 가양6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 위원장은 "3종 주거지역인 가양동 일대는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이다. 향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450%까지 적용돼 사업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공인중개사 A씨는 "부동산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올해 초부터 거래가 거의 없다.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으로 당장 구매에 나서겠다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특별법 적용지역에 추가된 또 다른 수도권 지역인 경기 용인 수지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 용인 수지 풍덕천동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C씨는 "용인 수지구의 삼성2차, 삼성4차, 한성아파트 등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입법예고 이후 재건축과 관련된 문의전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의 주민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공인중개사 C씨는 "용인 수지는 1기 신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준공 30년을 내다보는 단지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곳이 많았다. 앞서 말한 세 단지 외에는 대부분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갑자기 재건축 혜택이 늘어나면서 이견이 생겨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 특별법 적용이 곧바로 가격상승으로 반영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허가보다 추가분담금 등 개별 조합원들의 경제여력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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