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파행 극복 경사노위 복합위기 해결사로 거듭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4 19:08

수정 2024.02.04 19:08

사회적 대화기구 6일 본격화
대화·협상으로 타협 도출 기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역대 위원장들과 간담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역대 위원장들과 간담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가 6일 개최된다. 지난해 6월 한국노총의 불참선언 이후 경사노위의 존재감은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한국노총이 전격적으로 경사노위에 복귀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은 다행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사실상 첫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장이 열리는 셈이다.

경사노위의 정상화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는 매우 값지다.
경사노위의 파행은 곧 우리의 극한 혐오와 대립을 상징한다. 진영논리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사람들 간 갈라치기에 매몰되고, 그 결과 모든 정책논의를 물거품으로 만든 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이 와중에 사회적 대타협의 상징인 경사노위마저 식물기구로 전락했으니 극한대결로 치닫는 우리 사회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장치조차 없었다. 경사노위 정상화에 기대가 큰 이유다.

어렵게 정상복구된 경사노위에 제시하는 주문이 많다.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 못하는 난제를 경사노위가 뚫어주길 바라는 기대감도 크다. 우리 사회는 현재 정치적 이념이나 학술적 정의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그야말로 '복합위기'의 도래다.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부터 세대갈등 및 노동력 감소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나아가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으로 분석할 사안도 아니다.

한국 경제가 심각한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집단 간 갈등과 혐오로 치닫다간 공멸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경사노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의제는 장시간 근로 해소, 인구구조 변화 대응,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등이다. 그 세부과제는 일·생활의 균형, 계속고용,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꼽을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중대과제인데 현재 갈등과 대립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슈들이다.

결국 경사노위는 이념이 아닌 현장 니즈 중심으로 의견수렴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합위기는 단순히 노동존중 문화나 기업이익 절대화와 같이 과거의 사고방식으론 풀 수 없는 과제들이다. 그만큼 경사노위를 운영함에 있어서 철저한 의견수렴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경사노위가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물을 도출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올해 합의점을 도출하더라도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 산업현장에 도입되기까지 긴 여정이 남아 있다. 사회적 합의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면 그간의 노력이 퇴색될 뿐이다.

물론 누구나 수긍할 만한 완벽한 대타협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성실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절충안, 즉 타협안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다. 상대방을 무작정 압도하고 성급한 결과물에 매달리다 보니 극한대립만 팽배하고 손에 쥔 성과물이 없는 현재 상황을 만든 것 아닌가.

대표적으로 계속고용 논쟁이 그렇다. 노동계는 임금손실 없이 안정적인 정년연장 방식을 고수한다. 반면 경영계는 임금부담을 우려해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주장한다.
양측 의견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노동이슈는 국내기업과 외국계 간 경쟁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라는 불확실성에 맞닥뜨려 있다.
기존 사고방식을 떨어내고 절충안을 추구해야 공멸이 아닌 공존에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