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기구 6일 본격화
대화·협상으로 타협 도출 기대
대화·협상으로 타협 도출 기대
경사노위의 정상화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는 매우 값지다. 경사노위의 파행은 곧 우리의 극한 혐오와 대립을 상징한다. 진영논리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사람들 간 갈라치기에 매몰되고, 그 결과 모든 정책논의를 물거품으로 만든 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이 와중에 사회적 대타협의 상징인 경사노위마저 식물기구로 전락했으니 극한대결로 치닫는 우리 사회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장치조차 없었다. 경사노위 정상화에 기대가 큰 이유다.
어렵게 정상복구된 경사노위에 제시하는 주문이 많다.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 못하는 난제를 경사노위가 뚫어주길 바라는 기대감도 크다. 우리 사회는 현재 정치적 이념이나 학술적 정의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그야말로 '복합위기'의 도래다.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부터 세대갈등 및 노동력 감소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나아가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으로 분석할 사안도 아니다.
한국 경제가 심각한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집단 간 갈등과 혐오로 치닫다간 공멸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경사노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의제는 장시간 근로 해소, 인구구조 변화 대응,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등이다. 그 세부과제는 일·생활의 균형, 계속고용,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꼽을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중대과제인데 현재 갈등과 대립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슈들이다.
결국 경사노위는 이념이 아닌 현장 니즈 중심으로 의견수렴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합위기는 단순히 노동존중 문화나 기업이익 절대화와 같이 과거의 사고방식으론 풀 수 없는 과제들이다. 그만큼 경사노위를 운영함에 있어서 철저한 의견수렴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경사노위가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물을 도출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올해 합의점을 도출하더라도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 산업현장에 도입되기까지 긴 여정이 남아 있다. 사회적 합의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면 그간의 노력이 퇴색될 뿐이다.
물론 누구나 수긍할 만한 완벽한 대타협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성실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절충안, 즉 타협안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다. 상대방을 무작정 압도하고 성급한 결과물에 매달리다 보니 극한대립만 팽배하고 손에 쥔 성과물이 없는 현재 상황을 만든 것 아닌가.
대표적으로 계속고용 논쟁이 그렇다. 노동계는 임금손실 없이 안정적인 정년연장 방식을 고수한다. 반면 경영계는 임금부담을 우려해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주장한다. 양측 의견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노동이슈는 국내기업과 외국계 간 경쟁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라는 불확실성에 맞닥뜨려 있다. 기존 사고방식을 떨어내고 절충안을 추구해야 공멸이 아닌 공존에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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