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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삼성전자·LG화학·KB금융, 120% 상승 가능"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5 11:32

수정 2024.02.05 11:32

재무상태표 비효율성 없애고 제대로 주주환원해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금융당국 기업 밸류업, 별도 독립 보고서 필요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파이낸셜뉴스] 현대차, 삼성전자, LG화학, KB금융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주당 펀더멘탈(기초체력) 가치가 12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재무상태표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제대로된 주주환원을 통해서다.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기재가 아닌 일본과 같이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5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제품은 세계 일류인데 자본 시장에선 이류·삼류 취급을 받고 있다"며 "현대차, 삼성전자, LG화학, KB금융의 이사회가 재무상태표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제대로 주주환원을 하면 주당 펀더멘탈 가치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 일본보다 개선 폭이 클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대한 공개 서한과 동일 내용이다.

현대차에 대해 현금 19조원 중 8조원을 투입, 우선주 전량을 자사주로 매입하고 소각할 것을 제안했다. 주당순자산 30% 증가 및 약 7000억원의 배당금 절약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 계산으로 현대차의 주가로 30만원 이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

일반주주 의사에 반하는 삼성동 부지(금융비용 포함 총 21조원 소요 가정, 현대차 지분 55%)를 제 3자에 매각하면 미래 모빌리티에 10조원 이상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지분 21%, KT 지분 5% 매각 등으론 1조3000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봤다. 더불어 향후 순이익의 30~50%를 주주환원에 나서면 주가 50만원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현금 92조원 중 50조원을 투입해 우선주를 100% 매입하고 이 중 20조원어치를 즉시 소각해 주주환원에 사용한 뒤, 나머지 30조원어치는 미국 뉴욕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로 상장할 것을 권고했다.

향후 순이익의 30∼50%를 주주환원에 쓸 것을 약속하고 대만 TSMC처럼 이사회를 글로벌 인사로 채운다면 현재 PBR 1.4배는 2.2배로 뛰어 주가는 13만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봤다.

자사주 소각·매입, 주주환원 비율 상향 조정 등을 실시하면 LG화학은 PBR 0.9배에서 1.2배로, KB금융은 PBR 0.4배에서 0.7∼0.8배로 상승해 주가가 각각 70만원, 10만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금융당국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주체는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봤다. 경영진을 통해선 변할 수 없다는 상황인식에서다.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해도 일본보다 한국이 업사이드가 많다고 봤다.

현재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의무 제출해야 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아니라 별도의 독립된 기업가치 제고 관련 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이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사의 이름을 표기, 책임과 의무를 강조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당국에 대해선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소한 3년 이상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상장사는 계획 발표 후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상장사는 리스트 공개 전과 공개 후 지속적으로 주요 투자자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개선해야 한다. 전현직 경영인을 적극적으로 사외이사로 영입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프로그램을 성실히 추진하는 상장사의 성공 사례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모두의 이익이 침해되고 한 사람에게 이익이 몰리는 것은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019년 설립됐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구하는 단체로,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학계 인사 9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금융당국이 일본 사례를 본떠 발표할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시행,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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