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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사태가 호재라구?" 항공 화물운임 27% 떨어졌다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6 05:00

수정 2024.02.06 05:00

지난 2022년 1월 1일 인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근무자들이 화물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 1
지난 2022년 1월 1일 인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근무자들이 화물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 1
최근 홍콩-북미 항공 화물 운임 추이
(단위: ㎏/달러)
시기 항공 화물 운임
2023년 7월 4.69
8월 4.85
9월 4.90
10월 5.80
11월 6.15
12월 7.10
2024년 1월 5.22
(출처: 항공업계)
[파이낸셜뉴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사태로 항공 화물 부문 사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개월 사이 운임료가 27% 가량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는 1·4분기가 전통적인 항공 화물 비수기인데다가 기대감이 선반영된 부분, 연말 연초 이어진 주요 생산시설 휴무 등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홍콩-북미 화물 운임, 1개월 새 폭락
6일 발틱거래소 항공운임지수(BAI)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항공 화물 운임은 1㎏당 5.22달러로 직전달 1㎏당 7.1달러 대비 26.5% 떨어졌다. 항공 화물이 상당히 부진했던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1월 해당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1㎏당 4.93달러였다.

지난해 7월 이후로 보면 6개월 만의 하락이다.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지난해 7월 1㎏당 4.69달러로 연중 최저를 기록한 뒤 12월까지 51.4% 급등했다.

홍콩-유럽 노선과 프랑크푸르트-북미 노선 항공 화물 운임도 동반 하락세다. 1월 각 노선 운임은 1㎏당 4.12달러, 1.95달러로 직전달 대비 23.1%, 17% 감소했다.

이처럼 항공 화물 운임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1·4분기가 전통적인 사업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수기 물량 수요가 줄어서 자연스럽게 화물 운임이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며 “전통적인 화물 성수기는 4·4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화물 부문 매출은 1조1021억원으로 전분기 9153억원 대비 20.4% 늘었다. 같은 해 2·4분기 9638억원, 1·4분기 1조485억원과 비교해도 4·4분기 매출이 가장 높다.

기대감 선반영과 연말 연초 주요 생산시설 휴무가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홍해 사태로 항공 화물 운임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12월에 선반영 됐다고 본다”며 “1월에는 그런 물량이 빠지고 다시 운임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항공업계 관계자는 "12월~1월 주요 생산시설 휴무가 많았던 것도 수요 감소에 불을 붙였다"며 "화주가 휴무에 들어가 수요가 줄고, 수요가 줄어 항공 화물 운임이 하락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1월 마지막 주는 소폭 상승..."2월 상승 기대"
다만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1월 마지막 주 항공 화물 운임이 전주 대비 소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항공화물운임지수 TAC지수(BAI00)를 보면 1월 마지막주(23~29일) 평균 수치는 1972로 전주(16~22일) 1853 대비 6.4% 올랐다. 1월 1주(2~8일)와 2주(9~15일)는 각각 1921, 1861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홍해 사태가 지속되면 결국 항공 화물 운임도 오르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운이 먼저 영향을 받고 항공까지 오는 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고 본다”며 “(분위기가 지속되면) 2월부터는 (항공 화물 운임이) 소폭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코로나19 때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때도 긴급 수요가 항공 화물 쪽으로 몰리며 운임료가 크게 뛰었다”며 “(홍해 사태 장기화로) 화물 물량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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