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VI 4988회 발동, 전년비 53%↑
은행·보험, 지주 등 저 PBR주 ‘집중’
저 PBR의 테마주화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져
증권가, 부실기업도 PBR 낮을 수 있어
은행·보험, 지주 등 저 PBR주 ‘집중’
저 PBR의 테마주화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져
증권가, 부실기업도 PBR 낮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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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면서 변동성 완화장치(VI) 발동 횟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컸던 은행·보험과 지주에 집중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2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정적·동적 VI는 총 4988회가 발동됐다. 코스피시장에서 1176회, 코스닥 시장에서 3812회다. 전년 동기(3260회)와 비교하면 무려 53%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2차전지 테마주 열풍이 불었을 당시(4813건)와 비슷한 수준이다.
VI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변할 때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비정상적인 과열 현상을 완화하는 가격 안정화 조치다. 시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동적 VI는 단기간 가격 급변을 완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정적 VI는 장기적인 가격변동을 완화한다.
발동 현황을 살펴보면 은행·보험과 지주 관련 종목에 집중됐다. 은행·보험과 지주는 대표적인 저PBR주로 정부가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뒤 신고가를 쓰는 등 주가가 급격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주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9차례 정적 VI가 발동됐다. 이 기간 제주은행의 주가 상승률은 76.64%에 달한다. 푸른저축은행은 8차례 VI를 맞았다. 보험주에서는 미래에셋생명(4회), 흥국화재(4회), 화생명(2회), 한화손해보험(2회), 롯데손해보험(1회), 삼성화재(1회), DB손해보험(1회) 등에 VI가 발동됐다.
지주에서는 LG에 3차례 VI가 발동됐다. 이 밖에 롯제지주우(2회), 롯데지주(1회), SK(1회), CJ(1회), 한화(1회) 삼성물산(1회) 등이 VI를 기록했다.
저PBR주의 테마 장세가 나타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변동성의 배경은 저PBR주의 테마성 플레이로 볼 수 있다”며 “지난주 보험업종이 일주일 만에 약 23% 상승했지만 이 기간 보험업종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이 상승한 것은 아니고, 수급이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저PBR에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무조건적인 추종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PBR이 낮다고 모든 주식이 저평가인 것은 아니다”며 “실적이 둔화되거나 성장성이 낮은 경우 혹은 부도 위험이 커졌을 경우에도 PBR은 낮을 수 있기 때문에 수치만 보고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PBR은 0.12배에 불과하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은 저PBR 주식을 마치 초전도체 테마주처럼 매수하는 모습”이라며 “실제 정책 개선의 수혜를 받아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지배구조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있는지 판단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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