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소프트웨어 판매 저조
엔저 환차익 효과, 실적 예상치 웃돌아
엔저 환차익 효과, 실적 예상치 웃돌아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닌텐도가 게임 판매 하락에도 엔저(엔화 가치 하락)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지난달 10조엔을 돌파한 후 고공행진을 나타내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닌텐도는 2024년 3월기(2023월 4월~2024년 3월)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한 1조6300억엔, 영업이익은 1% 증가한 5100억엔을 전망했다. 기존 예상보다 500억엔, 100억엔 각각 상향 조정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 증가한 4400억엔이 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3% 감소한 4200억엔이었던 예상치를 뒤집은 것이다.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판매는 14% 감소한 1550만대, 소프트웨어 판매는 11% 감소한 1억9000만개가 될 것이라고 회사는 전했다.
게임기와 소프트웨어의 판매 감소에도 실적 견인차를 한 것은 환율이었다.
닌텐도는 해외 매출액 비율이 약 80%에 달해 엔저의 혜택을 크게 받았다. 이번 닌텐도 회계연도의 평균 가정 환율은 1달러=142.42엔으로, 엔화는 전년보다 약 7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연중 얼마의 증익 요인이 발생했는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2023년 4~12월기 실적으로 영업이익 130억엔을 끌어올렸다. 회사는 2023년 4~12월기 영업외 수익에 342억엔의 환차익을 계상했다. 닌텐도가 보유한 달러, 유로화 표시의 현금과 예금을 엔화로 환산할 때 발생하는 평가 이익도 크다.
게임 외에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지적자산(IP)도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2023년 4~12월 모바일·IP 관련 수입은 90% 늘어난 752억엔까지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1년간 상품에 '슈퍼마리오' IP를 활용한 55개 제품이 발매됐는데, 이는 전년의 5배에 달한다. 닌텐도는 지난해 4월 공개한 '마리오' 영화를 필두로 식품 메이커 등과 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별의 커비' 125개 제품, '스플래툰' 38개 제품으로, 각각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아울러 회사는 2023년 4~12월기 매출은 8% 증가한 1조3947억엔, 순이익은 18% 증가한 4080억엔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순이익으로는 역대 최대를 갱신했다.
닌텐도 주가도 연일 고점을 새로 찍고 있다. 닌텐도의 6일 종가는 8376엔으로 연초 대비 16% 올랐다. 지난달 10일 16년 만에 10조엔을 넘어선 시총은 10조8778억엔까지 올라 사상 최고 수준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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