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GS샵이 고물가 속에서 TV 홈쇼핑 상품 공식인 대용량, 다(多)구성을 탈피하고 소분(小分)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7일 GS샵에 따르면 오는 9일 방송하는 원더브라 신상품은 총 15종 풀 패키지 외에 절반 구성으로 소분한 3세트(6종) 패키지와 팬티 5종으로만 구성한 패키지 등 소분한 상품도 함께 판매한다.
TV 홈쇼핑 방송에서 소분 구성을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TV홈쇼핑은 대용량과 다구성으로 개당 단가를 최대한 낮춘 상품을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것이 이른바 '상품 판매 정석'이다. 속옷의 경우 보통 10~15종 구성의 세트 상품으로 판매된다. 약 1년간 입을 수 있는 양으로, 속옷은 자주 교체하는 데다 자신의 몸에 맞는 상품이나 브랜드를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GS샵은 지난해부터 이 공식을 깨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아디다스 드로즈', 올해 1월 '플레이텍스'의 소분 구성을 함께 선보였다. 다구성 상품이 '가성비'는 뛰어나지만, 최근 고물가 상황 속에 한꺼번에 1년치를 구매하는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소분 상품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0월 8종 풀세트와 절반 구성인 4종 상품을 함께 선보였던 아디다스 남성 드로즈 속옷 방송에서는 풀세트만 판매했던 직전 방송보다 매출이 17% 늘었다.
또 지난달 2일 플레이텍스 방송에서도 15종 풀 패키지와 함께 9종 소분 패키지를 함께 선보이면서 풀패키지만 선보였던 이전 방송 대비 판매량이 63% 뛰었다. 그간 가격이나 수량 등 다 구성이 부담스러웠던 수요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소분 구성 상품을 확대한 데에는 "다양한 상품을 경험하고 싶다"는 고객 의견도 반영됐다. GS샵이 지난달 10일부터 17일까지 지난 한 해 동안 원더브라를 구매한 고객 3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소분 구성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71%의 고객이 '18종을 구매해 1년 내내 입기보다 8종을 구매해 한 시즌을 입고 다른 브랜드나 상품을 경험하기'를 택했다.
배희원 GS샵 언더웨어팀MD는 "속옷은 사람마다 사이즈가 다르다 보니 나눠 쓰기 어려운 상품이었는데, 소분 구성을 통해 부담은 덜고 더욱 다양한 상품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 "고객 관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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