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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토종 자전거 업체들이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실적이 껑충 뛰었지만, '엔데믹' 선언과 함께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낮아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기자전거' 시장을 공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나간다는 계획이다.
7일 자전거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천리자전거의 지난해 매출은 1068억원으로 전년 1162억원 대비 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삼천리자전거가 영업손실을 낸 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업계 2위 알톤스포츠도 지난해 427억원의 매출과 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매출 513억원, 영업이익 21억원 대비 각각 16.9%, 63.9% 감소한 수치다. 알톤스포츠 역시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냈다.
코로나 엔데믹, 자전거 수요감소
이처럼 자전거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낸 데는 엔데믹 전환에 따른 자전거 수요 감소가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중교통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실제 삼천리자전거의 지난 2020년 매출액은 1208억원으로 전년 871억원 대비 38.7%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82억원의 적자에서 10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2021년에도 1273억원의 매출,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알톤스포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449억원, 53억원으로 2019년 대비 43.9% 증가, 흑자전환했다. 회사는 이듬해에도 500억원, 49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2022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엔데믹으로 전환됨에 따라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고, 두 업체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전 세계적으로 자전거가 인기를 얻으며 폭발적으로 판매됐는데, 자전거 교체까진 3년이 걸리므로 코로나19 이후엔 점차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또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내수 부진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자전거 실적 돌파구 될까
문제는 두 업체가 자전거 외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뚜렷한 사업 아이템이 없다는 것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2015년 말 유모차 업체 '쁘레베베'를 인수한 뒤 유모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자 최근 사업을 중단했다. 알톤스포츠도 지난 2022년 이차전지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전기자전거'를 실적 돌파구로 보고 있다. 친환경 추세에 따라 전기자전거가 차세대 퍼스널 모빌리티(PM)로 주목받는 데다 공공·공유자전거 업체에 납품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천리자전거는 2019년 6종에 불과하던 도심 주행 특화 '라이프스타일' 전기자전거 라인업을 지난해 14종까지 확대했다. 올해는 또 한 번 전기자전거 라인업을 확대하고, 공유자전거에 납품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올해 삼천리자전거는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낮춰 접근성을 높인 저가 제품군부터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군까지 새롭게 출시하며 전기자전거 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알톤스포츠 역시 공공자전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전기자전거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올해 신규 차종 투입 및 전기자전거의 배터리 성능과 디자인의 개선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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