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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위성정당 '2중대' 싸움 재현..4년 前 판박이 [그땐 그랬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8 06:00

수정 2024.02.08 06:00

국민의미래-통합형 비례당 각각 추진
21대 총선 답습…양당 체제 굳히기
기호 3번·비례 순번 수싸움 재현될 듯
4·5 재보궐선거 투표일인 5일 전북 전주시 서신동주민센터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4·5 재보궐선거 투표일인 5일 전북 전주시 서신동주민센터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이번 22대 총선에서 원내 제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위성정당과 준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선거제도 개편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자 무리수를 두는 대신 거대 양당 체제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1대 총선의 위성정당 싸움을 답습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15일을 기점으로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부터 통합형 비례정당 창당을 위한 실무 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도 현역 파견해 '기호 3번' 쟁탈전할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후보 등록 마감 시점의 정당 의석 수를 기준으로 정당별 기호를 확정한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 수가 많을수록 앞 번호를 받아 유권자들과 만나기 더욱 용이해진다.

또한 정치 자금법상 현역 의원을 20석 이상 확보한 정당은 국고 보조금 총액의 50%를,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은 5%를 받기에 최대한 많은 의원을 파견하는 것이 유리하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기호 4번을, 더불어시민당은 기호 5번을 쟁취하며 정의당은 기호 6번으로 밀려났다. 이번에도 각 당의 일부 현역 의원들이 탈당해 새 정당에 입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파견될 현역 의원은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향후 컷오프 되는 의원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시민당은 당시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이직을 설득, 7명이 당적을 옮겼다. 이중 심기준·이규희 의원은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고, 이훈 의원은 미투 의혹에 휘말리며 각각 불출마를 선언한 경우였다. 신창현 의원은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되며 사실상 컷오프 됐으며, 이종걸·정은혜 의원의 경우 경선에서 탈락한 상황이었다.

미래한국당도 원유철 의원을 비롯, 정운천·김성찬 등 불출마 의원들과 비례대표 등 총 17명의 현역을 대거 이적시켰다.

이번 파견 현역 의원도 이와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 불출마 의원은 강민정·김민기·김진표·김홍걸·박병석·오영환·우상호·이탄희·임종성·최종윤·홍성국 등 11명이다. 이에 더해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컷오프 되거나 경선 탈락하는 현역 의원들이 발생할 경우 추가로 합류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불출마 의원이 장제원·김웅 의원 2명 뿐이기에 공천에서 탈락하는 이들을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3.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사진=뉴스1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3.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사진=뉴스1

범야권 '통합형 비례정당' 순번 수싸움도 되풀이

시민당은 지난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과 손을 잡으며 비례대표 순번을 합의했다. 당시 시민당은 소수 정당들이 먼저 후보를 내고 나머지는 시민사회가 추천한 후보로 비례대표 순번을 채우고 민주당은 후순위 7석을 배정받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순번에 밀리며 민주당 내에서는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독자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냈을 경우보다 연합 체제하에서 확보 가능한 의석 수가 적을 수 있다는 예측 때문이다. 당시 시민당 공관위는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소수정당의 비례 번호를 최상위 순번이 아닌 5번, 6번 등에 배치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도 비례대표 순번 조정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본소득당이 주도하는 새진보연합은 시민사회와 함께 '번갈아 배치'를 제안했다. 순번 순서를 두고 연합 내 분열이 발생할 것을 우려, 민주당과 소수정당 간 의석을 번갈아 배치하며 갈등 상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현재 진보진영이 이전 총선보다 약화돼 있으며, 각 계열별 통합이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통합의 범주가 비교적 좁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녹색정의당의 경우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5석을 얻은 만큼 그 이상의 의석 수를 요구할 수 있어 민주당 입장에선 선뜻 연합하기 어렵다.
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기본소득당과 녹색정의당은 함께하게 어려워 보이고, 녹색정의당은 기존보다 세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며 진보당과도 결국 합쳐지지 못했다"며 "진보진영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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