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한화 성과급 제도 개편… RSU 전 계열사 팀장급에도 적용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7 18:29

수정 2024.02.07 22:36

기존 임원진에서 시행 대상 '확대'
현금 대신 일정기간 뒤 주식 지급
장기성과보상제도로 '먹튀' 예방
주주가치 제고·실적 유도 등 기대
한화그룹이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내년부터 전 계열사 팀장급까지 확대한다. 업무 성과를 미래에 주식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을 통해 직원들의 장기 성과 유도 및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현재 12개 계열사의 임원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RSU 제도를 내년부터 전계열사 팀장급으로 확대한다. RSU제도는 연말연초에 현금으로 주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주는 장기 성과보상 제도다. 전문경영인이나 핵심경영진들이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받은 주식을 대량 매도한뒤 회사를 떠나는 이른바 '먹튀' 현상을 막기 위해 200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로 도입한 후 현재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상장사 31.3%가 RSU제도를 도입중이다.

한화는 지난 2020년 국내 상장사 가운데 이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주)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12개 계열사 임원에 순차적으로 시행해왔다.
현재까지 RSU를 부여 받은 임직원은 230여명에 달한다. 한화는 '기본보수+단기성과급(현금)+장기성과급(현금 또는 주식)'의 형태로 운용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기본보수+장기보상(RSU)'만 지급한다. 이를 통해 장기성과를 유도하는 RSU의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정해진 5~10년간 처분 또는 양도가 불가능하고 회사 주식의 장래 가치에 따라 보상액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이를 통해 높은 성과급을 노리고 단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저지르는 '부정행위'와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한화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RSU 지급을 위해 자기 회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할 수 밖에 없어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된다. 또한 국내외 주주 등 투자자들에게도 국내 기업 주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에게는 다른 임직원보다 더욱 긴 10년이라는 기간을 둔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책임경영을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의 장기적인 경영 참여를 유도하고 미래의 성과 창출까지 고려해 부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연초 보직 부임시 지급을 약정하게 된다. 한화는 임직원 설명회, 타운홀 미팅,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과 법적 검토 등을 거친뒤 임원은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팀장급 이상 직원은 현금 보상이나 RSU 보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RSU 선택형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손명수 한화솔루션 인사전략담당 임원은 "회사-임직원-주주 모두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