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설 연휴에는 사람들과 많이 접촉하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호흡기 감염병을 동시에 막아주는 마스크 선택이 중요하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9일 "이번 겨울은 유달리 많은 사람들이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실내에서는 독감과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 중이고 야외활동을 위해 외출하면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위협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설 연휴로 이동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예보로 확인해야
미세먼지는 우리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먼지는 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미터)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일반 먼지는 크기가 50μm 이하, 미세먼지는 크기가 10μm 이하, 초미세먼지는 2.5μm 이하의 입자 크기를 가지고 있다.
머리카락 지름이 대략 50~70μm인 것을 고려하면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지름의 10분의 1 정도,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지름의 40분의 1 정도의 입자 크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황사 등이 심한 날은 대기 중 미세먼지를 우리가 인지할 수도 있지만 실제 개별 미세먼지는 우리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육안으로는 공기의 질이 깨끗하게 보여도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도 많기 때문에 기상청의 미세먼지 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미세먼지의 유해성도 잘 알아야 한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크게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첫째,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침입자로 간주해 염증반응을 나타낸다.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과 각막염, 코에 들어가면 비염, 기관지에 들어가면 기관지염과 천식을 유발하고 호흡기 기저질환이 악화된다.
둘째, 초미세먼지는 국소 염증반응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몸에 흡수돼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며 문제를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암 발생 및 사망률 증가를 유발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군(group 1)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노출되는 양과 시간이 늘어날수록 호흡기 증상부터 암까지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일으킴에도, 그 위험을 인지하기 어려워 대응에도 소홀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마스크 선택 필요
마스크는 실내에서는 호흡기 바이러스를 막아주고 실외에서는 미세먼지를 막아준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호흡기 감염병은 대부분 호흡기 비말로 전파되는데 호흡기 비말은 미세먼지와 크기가 비슷하다.
결핵, 홍역과 같은 감염병은 공기감염(비말핵감염)을 일으키는데, 비말핵은 초미세먼지와 크기가 비슷하다.
즉, 현재 유행하고 있는 독감이나 코로나19, 미세먼지 등을 차단하는 데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로 충분하다. 하지만 공기감염(비말핵 감염)이나 초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단계의 마스크 선택이 필요하다.
신 연구위원은 "통상적인 밀접·밀집·밀폐 3밀의 실내 환경 및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실외에 노출되는 경우, 비교적 숨쉬기 편한 비말차단마스크(KF-AD), KF-80 정도의 식약처 승인 마스크가 권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등 호흡기 감염 고위험 시설 및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실외의 경우에는 최소한 KF-80, 가능하면 KF-94 이상의 식약처 승인 마스크를 피부에 최대한 잘 밀착해서 착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 이런 마스크는 호흡이 불편하고 초미세먼지의 경우 마스크로 100% 막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령이나 호흡기 기저질환자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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