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서 더 가파른 감소세
감소율 부산 39.4%·서울 37.3%
적어진 보육시설 두고 입소 경쟁
아침마다 등원전쟁→인구유출 악순환 우려
감소율 부산 39.4%·서울 37.3%
적어진 보육시설 두고 입소 경쟁
아침마다 등원전쟁→인구유출 악순환 우려
[파이낸셜뉴스] 저출생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어린이집 폐업이 잇따른 가운데 오는 2028년까지 2022년 기준 어린이집·유치원수의 3분의 1 수준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보육기관 감소로 어린이집 입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이로 인해 지역 인구 소멸이 빨라지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만큼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육아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어린이집·유치원 10곳중 3곳 폐원
11일 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포럼 최근호에 실린 '저출생시대 어린이집·유치원 인프라 공급 진단' 보고서(이재희 연구위원)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은 지난 2018년 3만9171개소에서 2022년 3만923개소로 꾸준히 감소했다. 시도별로 경상남도가 28.8%포인트 줄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전광역시(28%포인트), 전라북도(26.7%포인트)가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유치원은 9021곳에서 8562곳으로 5.1%포인트 줄었다.
특히 민간·가정어린이집의 폐원 속도가 가팔랐다. 지난 2018년 1만3518곳이던 민간어린이집은 2022년 9726곳으로 3792곳이 문을 닫았다. 4년새 민간 어린이집 5곳중 1곳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가정어린이집은 1만8651곳에서 1만2109곳으로 6542곳이 문을 닫았다.
동시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수도 지난 2018년 141만5742명에서 2022년 109만5450명으로 22.6%포인트 줄었다. 2024년 중에는 100만명 아래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감소 추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저위 추계)를 활용해 취원율과 정원 충족률이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예측한 결과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2024년 5446개소, 2025년 8032개소, 2026년에는 1만146개소, 2027년 1만1544개소, 2028년 1만2416개소가 폐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6년 만에 무려 31.8%(1만 2416곳)의 어린이집·유치원이 원생을 받지 못해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지역별 예상 감소율은 부산(39.4%), 서울(37.3%), 대구(37.3%), 인천(34.0%) 등 대도시에서 특히 컸다.
보육시설 감소→인구유출→지역소멸 '악순환'
출산율 하락이 어린이집 폐원으로 이어지면 피해는 영유아와 학부모에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적어진 육아 인프라를 두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집 근처 어린이집에 가지 못해 매일 아침 자녀를 차에 태워 다른 동네 어린이집으로 데려다 주거나, 아예 다른 지역으로 '원정 등원'을 간다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연구진은 "정원 충족률이 낮은 데도 운영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많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기관 폐원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영유아 인구가 부족한 지역에선 어린이집·유치원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해당 지역의 인구 소멸을 더욱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어린이집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집과의 접근성(43.9%)'을 꼽았다.
연구진은 "인구 유출이 심각한 읍·면 지역에 최소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인프라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초등학교,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 등 유휴 공간을 개조해 보육교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취약 지역 영아 돌봄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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