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ENA 드라마 '신병' 시리즈와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 그리고 지난 1월 끝난 MBC '오늘도 사랑스럽개'와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까지, 바쁘게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본업이 배우는 아니다. 주업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코미디언 조진세(33)다.
지난 2016년 KBS 공채 개그맨 31기로 발탁되면서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활동을 한 조진세는 최근 유튜브 채널 '숏박스'는 물론, 연기 활동으로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공채 30기로 선배인 김원훈과 함께 개설한 '숏박스'가 대박을 터뜨린 이후, 쉴 틈 없는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는 조진세는 그야말로 지금 자타공인 '대세 코미디언'이다.
조진세는 '개그콘서트'와 '숏박스'로 가다듬은 연기 실력으로 드라마 촬영장에서도 감독들에게 칭찬을 받고 있다고.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코미디언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조진세는 '희극 배우'로서 다시 한번 코미디언들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했다.
그런 조진세를 【코미디언을 만나다】 마흔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조진세 편①에 이어>
-처음 '숏박스'를 만들었을 때는 유튜브에서 그런 스케치코미디는 주류가 아니었는데, 어떻게 해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나.
▶엄청 도전적이었다. 미국에 '키앤필'이라는 코미디가 있었다. 남자 두 명이 되게 말도 안 되는 스케치 코미디를 펼치는 형식이었다. 패러디도 많이 하고 사회 풍자도 많이 하는 형식이었는데, 그런 연기를 너무 해보고 싶었다. 저희가 '개그콘서트'에 있을 때에는 생각도 못했는데, 막상 저희 길을 어떻게 가야 할까 고민하던 시점에서 우리가 진짜 잘하는 게 뭘까를 생각하다가 우리나라 감성에 맞게끔 스케치 코미디를 해보자고 떠올렸다. 그런 생각에 만들었던 게 '숏박스'라는 채널이었다. 그 도전을 하는 게 사실 무섭기도 했다. 워낙 장비도 많이 필요하고 시간도 되게 많이 필요했다. 근데 어쨌든 저희는 궁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었고 길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보니깐 도전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선배인 김원훈과 채널을 하게 된 계기도 궁금한데.
▶정말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개그를 너무 하고 싶어 하는데 운이 잘 안 따라줬다. 무대에 너무 서고 싶어하는 사람이었고 개그를 너무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저는 이 사람이 너무 재밌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다들 많이 안 써주실까 생각도 했었다. 그러다가 원훈 선배가 저한테 유튜브 제안을 먼저 해주셨다. 저도 마침 유튜브를 해보고 싶었던 찰나에 제안해 주셔서 함께 하게 됐다.
-'숏박스'의 제작 시스템은 어떻게 되나.
▶저희는 일단 기본적으로 회의를 먼저 만나서 하고, 다시 만나는 날짜도 정한다. 보통 회의는 5시간에서 7시간 정도 걸리고, 그 다음 촬영도 4시간에서 7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편집도 PD분들이 가편집을 해서 오면 저희가 또 같이 편집 회의를 2시간 정도 한다. 그렇게 해서 결과물을 한 주에 하나씩 뽑아내고 있다.
-'개그콘서트' 31기 출신인데, 거의 마지막에 가까운 기수이지 않나. 몇 년 하지 못하고 '개그콘서트'가 사라진 것에 대해 아쉬움은 크지 않았나.
▶'개그콘서트'가 문을 닫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너무 참담했다.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서 스타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 자체가 없어져 버린 거니깐 우울하기도 하고 힘들었다. 그래서 저희가 길을 찾다 보니깐 이런 길을 찾게 된 거다.
-궁지에 몰린 게 오히려 전화회복이 된 느낌인데.
▶맞다. 이게 밑바닥을 찍어보니깐 이제 더 내려갈 곳도 없겠다는 생각에 진짜 뭐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해보고 싶은 것 해보자해서 시작을 하게 됐다.
-원래 영상 제작 쪽에 관심이 많았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걸 워낙 좋아했었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도 어떤 숏을 보더라도 되게 예쁘다 생각하면서 보는 편이다. 제가 또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게 취미다. 그러다 보니깐 한 번 볼 때 못 봤던 걸 여러 번 볼 때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어떤 장면을 볼 때도 '어떻게 이런 숏을 잡았지?' '이런 숏은 대체 어떻게 찍는 거야'라는 궁금증들이 계속 있었다. 그런 게 '숏박스'라는 채널을 만들어서 영상을 찍을 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렇다면 처음에 코미디언을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너무 뻔한 얘기이지만 어릴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웃기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깐 반장도 엄청 많이 했다. 어쨌든 사람들을 웃기는 걸 너무 좋아했지만 TV에서 보이는 개그맨들은 너무 연예인 같고 범접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 도전할 생각도 안 했다. 그러다 현실을 따라가서 대학교에 가고 회사 생활도 해보고 경찰 공무원 준비도 한 두 달 정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깐 26살이 되어수는 '진짜 내가 해보고 싶은 걸 안 해보면 더 늦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26살에 도전을 시작해서 27살에 바로 공채가 됐다. 너무 운이 좋았다.
-앞으로 코미디언으로서 나아가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저는 진짜 지금 꿈을 이뤘다고 생각을 하기는 한다. 제가 생각했던 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는 거였다. 지금 그걸 이미 느꼈기 때문에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조진세에게 코미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코미디는 코미디가 아닐까.(웃음) 왜냐 코미디이기 때문이니깐. 그냥 코미디 자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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