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면접관이 여자친구랑 성관계 했는지 묻더니, '농담'이라더군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3 07:11

수정 2024.02.13 14:23

"아버지 뭐하시죠? 집안 형편은 어때요?"
직장인 10명 중 1명 '부적절한 질문' 받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10명 중 1명 꼴로 입사 과정에서 '여자친구 유무' 등의 부적절한 질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 전에 제안받은 조건과 실제 근로조건이 다른 경험을 한 비율도 20%에 육박했다.

'불쾌한 질문' 일용직일수록 많이 받아

지난 12일 뉴스1에 따르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4일~11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입사 면접 과정에서 불쾌하거나 차별적인 질문을 받았다는 응답이 11.2%를 차지했다.

직장인 A씨는 "면접 자리에서 부모님과 집안 형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B씨는 "면접 때 여자친구 유무를 물어보고 그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는지까지 질문했다.
면접관들은 이런 농담이 다 사회생활이니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불쾌한 면접' 경험률은 지역과 성별, 연령,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고르게 나타났다. 다만 일용직 근로자일 경우 23.7%로 2배 이상 많았다.

"입사 했더니 근로조건 달라요" 채용사기도 17.4%

이밖에 연봉이나 근로계약 형태가 입사 전에 제안받았던 것과 다르다는 '채용 사기' 경험률은 17.4%였다. 특히 비정규직에서는 22.8% 응답률을 보여 정규직(13.8%)보다 9%포인트(p) 높았다.

막상 입사를 해보니 근로계약이 아닌 프리랜서·도급·위탁·업무위탁 등 '비근로계약'을 요구받았다는 응답이 10.1%에 달했다. 이 경우 86.1%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결국 비근로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답했다.

아예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입사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6.8%, '작성은 했지만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11%였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무려 42.1%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에 따르면 구인자는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구직자의 신체조건·출신지역·혼인여부·직계존비속 개인정보 등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 내용이나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 법은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심준형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절실한 마음으로 좋은 직장을 찾아다니는 노동자를 기망하는 채용 광고를 금지하고, 올바르게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채용절차법을 3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지 않아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하루 빨리 보완입법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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