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소형 회계법인 부당거래 혐의 적발
10개 법인, 회계사 55명, 부당금액 50억
10개 법인, 회계사 55명, 부당금액 50억
이처럼 사실상 이름만 올려놓고 가족에게 임금을 부당 지급한 중소형 회계법인 고위직들이 대거 적발됐다. 소속 회계사나 그 가족 등이 주주로 있는 페이퍼컴퍼니에, 의뢰한 용역은 받지도 않은 채 수수료를 지급한 경우도 발견됐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감사인 감리 대상인 12개 중소형 회계법인에 대한 점검 결과 10개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55명에 대해 이 같은 문제들이 드러났다. 부당행위금액은 총 50억4000만원에 달한다.
a씨 사례뿐 아니라 자기 동생을 운전기사로 고용해 총 5700만원(월 평균 190만원)의 가공급여를 주거나, 고령의 어머니(71세)에게 사무실 청소명목으로 4000만원 상당 기타소득 부당지급한 회계법인 임원들도 있었다.
페이퍼컴퍼니 형태 특수관계법인에 용역을 의뢰하고 실제 용역 제공은 없이 수수료 명목으로 비용을 지급한 유형들도 잡혔다.
B회계법인 이사 b씨는 금융상품가치 평가에 필요한 정보를 본인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고가에 구입하는 용역 계약을 맺었다. 회원가입만 하면 300만원에 취득할 수 있는 정보를 굳이 1억7000만원을 주고 입수한 것이다.
C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c씨는 비상장주식 매각 성공보수 5억2000만원을 한 페이퍼컴퍼니에 넘겼다. 그런데 매각자문 업무를 하청 받은 해당 페이퍼컴퍼니는 용역을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금액을 고스란히 받았다. c씨 장인이 대표이사였다.
그런가 하면 회계법인 소속으로서 대부업을 운영하면서 회계법인을 이용해 소상공인으로부터 최고금리 제한을 초과하는 이자를 받아낸 회계사도 있었다.
대출중개인을 고용해 소상공인 대상 신용카드 매출채권 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최고금리 제한(연 24%)를 우회하려는 목적으로 차입자로부터 약정이자(연 24%) 외 연 평균 4.3%에 이르는 추가수수료를 경영자문 명목으로 수취하는 방식이었다.
심지어 한 회계법인은 이미 퇴사한 회계사에게 과거 관리하던 고객사 관련 매출의 30%(총 1억2000만원)을 별다른 이유 없이 매년 지급했다. 이 행위는 알선수수료를 금한 공인회계사 윤리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금감원은 소속 공인회계사 횡령·배임 혐의 관련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고, 공인회계사법 및 대부업법 위반 혐의 내용은 한국공인회계사회나 지방자치단체 소관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강구해 자금·인사, 성과급 지급 등 통합관리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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