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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고질병 '과민성장증후군'..효과적 치료법 찾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08:59

수정 2024.02.14 08:59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이동호 교수팀은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과민성장증후군’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미생물 균주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과민성장증후군은 특별한 질환이나 해부학적인 이상 없이 주로 식사 이후 복부 통증과 불편감을 느끼고, 설사 혹은 변비 등 배변 습관에 이상을 보이는 만성적 증상의 집합을 말한다.

전체 한국인의 10% 가량이 겪을 정도로 흔한 과민성장증후군은 긴장하면 배가 다소 아픈 체질 정도로 오해받기 쉽다. 하지만 이로 인해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환자들은 평생에 걸쳐 시도 때도 없는 복통과 급한 설사로 인해 학업이나 직장 생활 등에서 큰 지장을 느끼고, 장거리 운전이나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일상 전반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스트레스, 염증, 장-뇌 신경계 이상, 장내세균 불균형 등이 유병률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발생 기전(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치료법도 마땅치 않다.

이에 김 교수팀은 건강한 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 이에 적합한 균주를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공여자에서 관찰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하고,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한 쥐 모델에 13일간 경구 투여해 장내 환경 및 배변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로즈부리아 파에시스를 구강 투여했더니 장내 점막과 점막하층에 분포, 스트레스 노출 시 그 수가 증가하며 복통 등 과민성장증후군의 중증도를 높이는 ‘비만세포(mast cell)’ 수가 크게 감소하고 설사 증상이 개선됐다. 특히 수컷 쥐에서 이러한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분변의 세균총을 분석했을 때 필수아미노산의 흡수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무너진 항상성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 역시 수컷 쥐에서 두드러졌다.


김 교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의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의 선택에 있어서 남녀 성차를 고려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인체 대상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해 수많은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장증후군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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