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고강도 게임 규제안 삭제에 이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잇따라 발급하면서 중국 발 '훈풍'에 대한 국내 게임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2위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대박'을 터트린다면 실적을 끌어올릴 최대 호재가 될 수 있어서다.
규제 완화하는 中…봄 바람 불까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신문출판총국은 최근 총 32건의 외자판호를 발급했는데, 여기에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기원', 넷마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 등 3종의 모바일 게임이 포함됐다.
넥슨의 던파 모바일은 판호 발급은 지난 2021년 출시가 연기된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는 중국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킹소프트’ 산하 게임사인 '킹소프트 시요'가 중국 서비스를 맡았다. 네오위즈는 킹소프트 시요와 함께 사전 모객 활동을 비롯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 2'와 위메이드의 '미르M',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외자 판호를 취득했다.
넷마블은 흥행작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출시도 준비 중이다. 넷마블이 개발 리소스를 텐센트에 제공했으며, 텐센트에서 직접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외자판호 발급 규모는 지난해부터 확연히 늘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은 1076개 게임에 판호를 발급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한 번에 100개 이상인 105개의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115종에 판호를 발급했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긍정적 신호는 또 있다. 신문출판총국도 고강도 게임 규제안인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 규제 초안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업계는 이를 중국 당국의 규제 완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中 게임 매출 49조원…세계 2위
중국은 국내 게임사들의 최대 공략국이지만 여러 변수가 많은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중국 게임시장 트렌드'를 보면, 2022년 중국의 연간 게임시장 매출액은 2658억8400만 위안으로 약 49조원에 달한다. 콘텐츠진흥원은 '2022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2021년 기준 글로벌 게임 시장 내 중국 점유율을 20.4%로 글로벌 2위로 파악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중국 시장에서 성공작은 탄탄한 실적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게임 아성을 기반으로 지난해 2조원에 육박하는 연매출을 기록했다.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은 출시 5년 여 만인 지난해 누적 매출 100억 달러(약 13조원)을 돌파했는데 특히 중국 시장 비중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 시장에 출시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도 한 달 여 만에 약 13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다만 중국 게임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지금은 삭제됐지만 고강도 게임 규제안이 완전히 폐기됐다고 확신할 수 없는데다, 중국 게임사들의 자체 경쟁력도 상당히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규제 완화로 돌아선 것은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호재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최근 중국 현지 게임사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판호 발급=국내 게임사 호재'로 여겨지던 시대는 지나갔다. 규제 변동성이 큰 것도 불안 요소"라고 전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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