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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르쉐·벤틀리·아우디 수천대 수입 중단...'중 서부' 부품 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5 03:20

수정 2024.02.15 03:20

[파이낸셜뉴스]
독일 폭스바겐이 '중국 서부'에서 생산된 전장부품을 장착해 미국으로 수입한 포르쉐, 벤틀리, 아우디 등 고급차 하역을 14일(현지시간) 중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들 자동차에 미국이 수입을 금지하는 신장위구르산 부품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부품 교환 뒤 소비자들에게 출하하기로 했다. 로이터뉴스1
독일 폭스바겐이 '중국 서부'에서 생산된 전장부품을 장착해 미국으로 수입한 포르쉐, 벤틀리, 아우디 등 고급차 하역을 14일(현지시간) 중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들 자동차에 미국이 수입을 금지하는 신장위구르산 부품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부품 교환 뒤 소비자들에게 출하하기로 했다. 로이터뉴스1


독일 폭스바겐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하려던 포르쉐, 벤틀리, 아우디 등 고급차 수천대 하역을 중단했다.

중국 서부에서 생산된 부품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 서부는 강제수용소가 있는 신장위구르 지역이 포함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폭스바겐이 오는 3월말까지 출하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서부'에서 생산된 핵심 전장부품을 교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에 수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소식통들은 폭스바겐이 당초 부품 원산지를 알지 못했다면서 이 부품은 하위 공급망에 간접적으로 연계된 업체를 통해 제공됐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관련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미 당국에 이를 신고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지만 신장위구르 지역내 인권탄압에 대해서는 미국의 강경 입장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2021년 통과된 위구르강제노동금지법에 따라 중국 서부 신장과 기타 지역의 강제수용소에서 만들어진 재화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품이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폭스바겐이 법위반을 우려해 하역을 중단한 것으로 봐서 그럴 개연성이 높다.

폭스바겐이 하역을 중단한 고급차량은 수천대 규모다.

포르쉐 스포츠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약 1000대, 벤틀리 수백대, 그리고 아우디 수천대가 하역이 중단됐다.

폭스바겐은 신장위구르 자치주 주도인 우루무치에 합작 생산설비가 있어 그동안 인권단체와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폭스바겐은 하역중단이 결정된 이날 중국측 협력사인 상하이기차(SAIC)와 함께 신장 지역의 중국 합작벤처 향배를 놓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 강제수용소 노동프로그램이 고용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엔 인권기구인 '휴먼라이트워치(HRW)'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HRW는 이달 보고서에서 중국의 강제수용소 노동은 '인권 범죄'라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이 지역 강제노동 희생자들이 만든 알루미늄 제품을 사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강제노동 비판에도 불구하고 신장위구르 지역에 합작공장을 세우기도 한 폭스바겐이 자진해서 부품 위험을 공개하고 우루무치 공장 문을 닫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전략적인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매출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부품 교환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비교적 간단한 작업이 대부분이고 일부 복잡한 모델도 수시간 안에 부품 교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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