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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급등해도 없어서 못 사…100년 역사 일본 위스키 인기 비결은?

뉴스1

입력 2024.02.15 07:02

수정 2024.02.15 07:02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면세점은 동이 나서 도쿄 공항 내에서 일본 위스키를 구하기는 불가능했다. 양조장까지 가서 가장 첫 시간대에 구매해야 한다더라. 알아보긴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직장인 박모씨(28)는 지난해 6월 일본 여행 중 백화점과 면세점을 돌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위스키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발품을 팔았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물량이 모두 소진됐거나 가격이 지나치게 비쌌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사이 일본 위스키는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야마자키, 하쿠슈 등은 손에 넣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사실, 일본 위스키는 2000년 이전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일본 내에서도 아저씨 술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다 야마자키 위스키가 2003년에 일본 최초로 'ISC 금상'을 받으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후 하이볼 유행과 맞물려 2010년 이후 일본 위스키는 인기가 높아졌다.

인기에 힘입어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공급은 이를 따르지 못하면서 시장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연간 생산량이 1200병 정도인 야마자키 25년의 경우에는 일본 내 가격이 2012년에는 10만엔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0배까지 치솟았다.

일본 국내외로 가장 사랑받는 '야마자키'는 이름 그대로 오사카부(府)와 교토부 사이에 위치한 야마자키 지역의 산토리 증류소에서 만들어진다. 일본 최초의 증류소로, 위스키 양조에 최적화된 기후와 풍토가 빚어내는 달콤함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미즈나라'라고 불리는 물참나무로 만든 오크통에 숙성시켜 독특한 향기를 입힌 점도 일본산 위스키로서의 특별함을 더한다.

맛도 맛이지만 최근에는 투자재로도 주목받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산토리의 '야마자키 12년' 싱글몰트 위스키(700㎖)의 매입 가격은 지난 1월 기준으로 한 병에 2만4000엔(약 21만3000원)까지 올랐다. 1년 전보다 60%나 뛰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순간 가격은 두 배 이상으로 뛴다.

주류유통사 JOYLAB의 오타 게이료 사장은 "초보 투자자가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의 (상품)부터 손을 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매입·감정 중개 업체 우리도키가 고가에 매입되는 일본 위스키 랭킹을 발표했는데 1위는 산토리의 야마자키가 차지했다. 역대 최고가는 홍콩 경매에서 약 8515만 엔(약7억5500만 원)에 낙찰된 야마자키 55년이다. 야마자키 50년은 빈 병도 고가인데, 12만엔에 거래되고 있다.


2위는 2021년 월드 위스키 어워드(WWA) 블렌딩 위스키 부문을 6번이나 수상한 '히비키'가 차지했다. 이밖에도 3위에는 벤처 위스키의 '이치로즈 몰트', 4위에는 산토리의 하쿠슈, 5위에는 닛카의 '다케쓰루'가 이름을 올렸다.


또 앞으로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산 위스키로는 산토리의 히비키 30년과 야마자키 25년, 하쿠슈 25년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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