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근 미국발(發)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제2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건설업계에 드리운 '4월 위기설'과 관련해서도 "위기보다도 어떻게 할 것인가 얘기가 더 중요하다"며 "부동산 문제도 그렇고 가계부채 문제도 그렇고 연착륙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김 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및 은행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최근 해외 상업 부동산 위기가 불거지는 데 대해 "(해외 부동산은) 만기가 분산됐고 오랜 기간 걸쳐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투자자가 손실흡수 능력도 있다"며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하면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최근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는 홍콩H지수 ELS 사태와 '닮은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3년 이내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와 달리 위기를 준비할 시간이 있고 투자자 대부분이 기관 투자자라는 점에서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4월 위기설' 등 계속해서 나오는 '위기론'에 대해 "위기는 다 아는 거다. 위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래서 어떻게 할거냐가 중요하다"며 "계속 얘기하는 게 부동산도 그렇고 가계부채도 연착륙시키겠다. 한꺼번에 터져나오면 굉장히 힘들다"고 강조했다.
홍콩H지수 ELS 관련 제도개선안이나 금감원이 최근 언급한 '자율배상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제도적 보완 필요성 있다는 생각은 한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제도개선 방안 마련하겠다"며 "자율배상안은 말 그대로 '자율' 배상안으로 금융권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과 협업으로 중소·중견기업에 '75조9000억원+알파(α)' 규모 지원방안을 발표한 뒤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산업부, 중기부 장관과 다 함께 모인 것을 처음 봤다고 하더라. 우리 기업 지원 얼마나 절박한 문제인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며 "은행이 이번에 20조원을 지원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업 지원에 있어 은행이 할 수 있는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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