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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zoom] “누구를 위한 준연동형인가” 與野 논쟁 지속..전문가 "국제 망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6 07:00

수정 2024.02.16 07:00

지난 1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화상
지난 1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화상

[파이낸셜뉴스]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은 정당의 경우,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선거제 방식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여야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도 가시화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전 세계의 웃음거리'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위성정당 꼼수 초래 준연동형 세계적 조롱거리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4·10 총선에서 적용할 선거제의 비례대표 배분 방식에 대해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당론을 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인 야권 통합형 비례정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으며,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총선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창당을 예고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한 지역 당 한 명의 의원을 선발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할 경우 사표가 상당수 발생하고, 거대 양당만 의석을 많이 가져가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출발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서 51%를 득표한 후보자 한 명만 당선될 경우, 나머지 49% 국민들의 의사가 국회 의석에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였다. 비례대표제를 연동형으로 바꿀 경우, 지역구 의석을 많이 가져가는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 확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러나 지난 21대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소수 정당들과 힘을 합쳐 해당 제도를 도입한 후, 비례대표 의석을 놓치지 않기 위한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제도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 총선앞두고 책임공방 가열


이에 여야는 현재까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출근길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같이 절대로 국회의원이 될 수 없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마법같은 제도"라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열린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관련 제1차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던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기자에게 "제도 도입 당시부터 유럽과 남미에서 위성정당을 만든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 민주당은 이를 부인하며 정의당과 야합, 의석수로 밀어붙였다"면서 "결국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고 선거제도를 희화화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탄했다.

김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유권자가 투표를 해서 누가 비례대표 의원이 되는지도 잘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이는 국민의 선택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깜깜이 선거 방식으로, 국민들이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어려운 선거제도를 만드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를 퇴화시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이 추진하는 신당과 관련해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범법자들의 원내 진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이라며 "병립형 비례대표제 하에서는 후보자 한 명 한 명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지만 (준연동형 비례제 하에서는) 어렵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준연동제는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한걸음"이라며 "위성정당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이미 위성정당을 창당하며 총선승리를 탈취하려 하는 상황에서,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전문가 "다당제 구현하려면 권력구조 바꿔야"


전문가들은 대체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당제를 하고 있는 해외 국가들의 경우 100%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고, 대통령제를 채택한 우리나라는 양당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다당제를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보다 권력 구조를 아예 바꾸는 게 훨씬 낫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제를 하는 나라에서 비례대표를 두는 나라도 없고, 우리 국회 격인 미국 하원에도 비례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제를 하면서 비례대표를 두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사실 이재명 대표도 이번에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려고 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온 다음 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는데, 친문계 의원들의 탈당 명분을 원천 차단해 득표율을 높이려는 정파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제 결단을 내리기 하루 전인 4일 회동했으며,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여러 세력을 합쳐 총선의 승리를 이끌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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