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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尹 ‘OTT 구독료 인하’ 검토..'디지털 물가' 잡기 나서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5 17:30

수정 2024.02.15 18:03

민생토론회 의제 후보들 중 하나로 검토
40% 치솟은 국내외 OTT 구독료에
통신비 완화 연장선..과기부 아이디어
다만 해외업체 가격통제 현행법상 불가
본격화시 플랫폼법처럼 美반발 불가피
이 경우 국내업체 역차별 이어질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제시할 정책 중 하나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 인하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앞서 밝힌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비롯한 통신비 부담 완화의 연장선이다.

대통령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신비 부담 완화 추진에 따라 내부에서 OTT 등 디지털 물가도 경감시킬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다 민생토론회 준비 과정에서 언급되면서 과기부가 관련 정책 아이디어들 중 하나로 OTT 구독료 인하를 제시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민생토론회 준비 과정에서 여러 토픽 후보들을 뽑았고, 과기부 등 관련 부처에 이에 맞춘 정책들을 발굴해보라고 주문하면서 언급된 것들 중 하나”라며 “OTT 이용이 많다 보니 만약 3~4군데를 본다고 하면 달에 5만원도 나갈 수 있는 상태다.
우리가 통신비 완화를 노력한 만큼 OTT 부담도 고려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유·무료 OTT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는 국민은 86.5%에 달했고, 1인당 평균 2.1개 서비스를 구독해 한 달 평균 1만2005원을 지출했다.

그런 가운데 OTT 구독료는 국내외 업체들 모두 인상되고 추세다. 디즈니플러스는 9900원 단일 요금제를 1만3900원으로 40%나 인상했고, 티빙은 베이직과 스탠더드 요금제를 7900원과 1만900원에서 9500원과 1만3500원으로 25% 올렸으며, 유튜브 프리미엄 월 구독료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갑작스럽게 43%나 치솟았다. 넷플릭스는 9500원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하고 계정 공유를 금지시켰다.

다만 정부가 해외 OTT 업체들에 대해 가격 통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온다. 현행법상 가격 규제 근거는 없기에 법 제·개정이 필요한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준비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처럼 미국의 반발이 불가피해서다. 이는 곧 국내 업체에 대한 역차별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법 또한 국내 업체만 규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지난 1일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플랫폼법을 두고 우리 정부와 공식 논의를 한 바는 없다면서도 “모든 이해관계자가 피드백 기회를 가지도록 한국 정부를 독려한 게 우리가 한 일”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법에 대해 코멘트 하듯 우리도 플랫폼법에 대해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는 플랫폼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이유로 법안이 성안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OTT 구독료 인하 압박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표된다면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 규제가 실질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 토종 OTT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우려된다"며 "이 경우 규모의 경제에서부터 밀리는 국내 OTT의 투자 효력은 더 떨어질 것이고 글로벌 OTT에 잠식당하지 않을까 하는 위기의식도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부가통신서비스 중 OTT만 콕 집은 점도 아쉽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OTT외 음원 등 다른 부가통신서비스의 '비싸다'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OTT 가격 인하만 논의하는 건 역차별로 비칠 수 있다"며 "국내 OTT는 글로벌 OTT 대비 파이가 작고 국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 사실상 대안이 없기 때문에 비싸다는 프레임에 갇히면 글로벌 OTT보다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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