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방위 견제 속 참여국 절반 ↓
리튬 등 핵심광물 의존도 커 주저
대중 디리스킹 정책에도 '빨간불'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 대표적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중신통신)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 등 핵심광물 의존도 커 주저
대중 디리스킹 정책에도 '빨간불'
15일 대만 자유시보는 EU 집행위원회 자료를 인용, 화웨이와 ZTE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동참한 EU 회원국은 스웨덴과 라트비아 등 10개국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EU 회원국 수가 27개인 것을 고려하면 37% 수준만 미국편에 선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 1월 화웨이와 ZTE를 겨냥해 안보 위험이 있는 공급자에 대해서는 핵심 부품 공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놓고 제재를 독려해왔다. 그러나 다수 EU 회원국들은 희토류·리튬 등 핵심 광물을 비롯해 대중 무역 의존도가 커 화웨이와 ZTE에 대한 제재는 물론 기술 수출 통제를 시행하는 대중 디리스킹 정책에 대한 참여도 주저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10월 3일 중국을 겨냥해 반도체·AI·양자컴퓨팅·바이오 등 4대 첨단기술을 무기화할 위험성 평가에 착수했으나 관련 분야의 기술 수출 통제 등 디리스킹 정책은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ZTE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이 이들과 거래할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후 영국과 뉴질랜드, 호주도 미국을 따라 화웨이와 ZTE를 5G 사업에서 배제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5월 화웨이를 겨냥해 5G 반도체 칩 수출을 금지했고 2022년 10월에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인공지능(AI)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시작했다.
또 지난해 5월부터는 중국의 첨단반도체 산업 접근을 원천 봉쇄할 목적으로 디리스킹 정책을 본격화했고 3개월 후인 8월에는 첨단반도체·양자컴퓨팅·AI 등 3개 분야와 관련된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자본 투자도 규제해 '돈줄'도 틀어막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는 등 화웨이와·ZTE 제재를 시작으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 발전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170개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중국 정부와는 어떤 연계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ZTE도 외부 기관의 독립적인 보안 검증을 통해서라도 백도어 설치 유무와 제품 안전을 보장받겠다는 입장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