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섭 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 인터뷰
절세용 채권 만기 짧은 채권들 살펴봐야
“항상 고객의 신뢰를 먼저 얻으라”
미술관 속 은행, KB 한남PB센터
절세용 채권 만기 짧은 채권들 살펴봐야
“항상 고객의 신뢰를 먼저 얻으라”
미술관 속 은행, KB 한남PB센터
[편집자주] PB는 누구인가. 금융자본주의시대, 자본소득의 증가 속도가 노동소득의 증가속도보다 ‘월등하게’ 빠르다. 일해서 버는 돈, 즉 월급으론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말. 주식과 부동산, ‘코인판’까지 돈이 쏠리는 곳에 쫓아 ‘수익’을 먹고 빠져야한다. 어디로 가야할 지 일러주는 이가 PB, 프라이빗 뱅커다. 춘추전국시대 공자는 개인이 잘사는 법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일까지 ‘컨설팅’했다. 수백의 사상가가 덕으로, 법으로, 인의예지로 살아야 한다고 주창했다. 수천·수만명의 군사가 벌이던 영토 전쟁은 수십억 원이 걸린 자산 증식의 혈투로 바뀌었다. PB는 어떤 논리와 서비스로 자산 증식을 약속할까. 투자시장에서 ‘목돈’은 어디로 굴러갈까.
[파이낸셜뉴스] 강북의 부촌 한남동 미술관거리에는 꼭꼭 숨은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가 있다. 앤디 워홀의 작품이 걸려있는 이곳이 정식 개점하기 전부터 준비위원회를 맡아 운영하고 있는 김현섭 센터장을 16일 만났다. 김 센터장은 온화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액 자산가분들은 그림에 관심이 많다"면서 "재테크나 절세, 증여 차원은 물론이고 거실이나 침실에 걸어두는 본래의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 미술관 속 은행, KB 한남PB센터
김 센터장은 "고액의 작품이지만 1년쯤 지나면 싫증이 난다며 바꾸고, 또 바꾸는 경향이 있다"면서 "앤디워홀의 작품 등은 센터를 찾는 분이 보시라고 걸어둔 것이기도 하지만 구매를 원하면 연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의 작품은 얼마나 할까. 호수는 물론 작품의 의미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지난해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Shot Sage Blue Marilyn)’은 1억9500만 달러(약 2482억원)에 팔렸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대학원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한 김 센터장은 PB경력 17년의 베테랑이다. 투자의 제1원칙으로는 절대 무리하지 않는 포트폴리오 운영, 즉 분산투자를 꼽았다. 그는 “큰 손실을 바라고 들어간 경우 폭망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면서 “분산 투자를 통해 나눠놓은 곳에서 의도치 않게 큰 수익이 나는 경우가 더 많았고 그런 경우에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PB나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주식에 어떤 업종이 성공할 것이라면서 ‘몰빵’ 투자하다가 큰 손실을 보고 온 고객들이 많다”면서 “누구든지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쁘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좋은 자산 관리 전문가, PB라면 오히려 언제나 잃을 수도 있다는 것과 이럴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리스크를 말해야 한다”면서 “가끔 이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오를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는 말할 수 있지만, 이것은 반드시 오를 것이고 무조건 이렇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면 현장에서 반박은 안하지만 ‘저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절세용 채권 만기 짧은 채권들 살펴봐야
자산가의 전통적인 관심사는 증여와 부동산이다. 김 센터장은 “지금 절세용 채권들이 많다”면서도 “채권 투자는 주의점이 있는 만큼 잘 알아보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만기가 짧은 채권 즉, 3~6개월 남았는데도 금리가 4% 넘는 채권들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과표를 줄일 수 있는 절세 채권들을 활용해 표면상의 이익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을 내라는 조언이다.
그는 “사실 2년 전부터 자산가들이 많이 관심을 보였던 게 장기 채권이다”면서 “만기가 10~30년 남은 미국 혹은 우리나라 국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결국 기준금리가 높을 때 사서 금리가 떨어질 때 팔려고 했던 부분이고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타이밍을 잘 잡으신 분은 괜찮았지만 많은 경우 손해를 봤다”면서 “왜냐하면 2022년 초부터 증권사 같은 데서 금리가 3% 됐으니까 곧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2022년 10월게 4.6까지 찍었기 때문에 미리 사놨던 사람들은 다 손해를 봤다”며 강조했다. 금리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해야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제가 관리하는 고객에게는 2022년도 초반부터 계속 사려고하는 걸 말리고 꾹 참았다가 4% 넘었을 때야 이제 사자고 했다”면서 “또 작년도 꾹 참았다가 작년도 4.4%를 넘길 때까지 꾹 참았다가 그때 다 사도록 했다”고 말했다. 자금은 유동성을 가지면서도 오히려 수익은 낼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꾹 참아서다’라는 설명이다.
■"지금이 부동산을 살 때는 아냐"
자산가들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매수보다는 매도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지만 아직은 ‘살타이밍’이 아니라고 본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경우 “반도체, 바이오, 로봇에 투자하길 권한다”고 했다. “바이오 종목은 꽤 오랫동안 많이 오르지 않았다”면서 “이제 오를 타이밍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금리가 상반기 아니면 하반기에 떨어지더라도 떨어진다면 가장 수요 받을 수 있는 섹터가 이제 바이오”라며 추천했다.
원·엔 환율 900원 이하일 권했던 엔화 투자는 올 하반기께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비과세라는 매력이 있어 외화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고, 통화 분산 차원에서 달러와 엔을 사는 경우가 있다”면서 “지금은 엔화를 살 때는 아니다”고 짚었다.
센터장을 맡아 PB들을 관리하고 있는 그는 “항상 고객의 신뢰를 먼저 얻으라”고 조언한다. 당장의 성과나 수수료를 쫒지 말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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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fnnews.com 박문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