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美 대표팀 이어 또 위약금 받고 경질
코칭스테프까지 100억원에 가까운 위약금
한국, 더이상 외국 감독 데리고올 여력 없어
정 회장 "위약금은 변호사와 상의한 후 결정"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 화이팅" 마지막 인사
클린스만 1년, 한국 축구는 생채기만 남았다
코칭스테프까지 100억원에 가까운 위약금
한국, 더이상 외국 감독 데리고올 여력 없어
정 회장 "위약금은 변호사와 상의한 후 결정"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 화이팅" 마지막 인사
클린스만 1년, 한국 축구는 생채기만 남았다
[파이낸셜뉴스] 한국에 이번 아시안컵으로 인해서 행복한 이는 아무도 없다.
축구팬들의 심기도 불편하고, 정몽규 회장을 포함한 축구협회는 팬들의 직격탄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재정적인 지출은 덤이다.
여기에 손흥민은 부상에 마음의 상처까지 얻었다. 이강인도 엄청난 악플세례에 수많은 광고가 철거되고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비난이 쏟아지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유일하게 웃는 사람이 있다. 바로 클린스만 감독이다. 이만하면 재테크의 귀재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16일 전격 경질되면서 계약 해지에 따라 그에게 지급돼야 할 '돈'은 축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지난해 2월 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6년 6∼7월 예정된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다. 이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우리 돈 29억원 안팎으로, 이를 고려하면 축구협회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70억원에 육박한다.
클린스만 사단의 코치진에게 줘야 할 돈까지 더하면 축구협회가 부담해야 하는 액수는 100억원을 가뿐하게 넘어갈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을 잘못 선택한 대가 치고는 금액이 엄청나게 크다.
여기에 신임 감독에 대한 비용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할 몫이다. 만약에 외국 감독을 데려오려면 클린스만 이상의 인사를 데려와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여론 측면에서도 홍명보, 최용수, 황선홍 같은 국내 지도자가 유력하다는 것도 이것이 현실적인 이유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불발과 선수 간 내분 등으로 대표팀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에 대해 협회의 수장인 정 회장이 금전적 기여 외에 거취를 걸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감독 해지 관련 사항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면서 "제가 회장으로서 재정적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겠다”고 설명했다.
확실히 책임을 지겠다는 대답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도리는 하겠다는 뜻을 살짝 내비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을 통보받고 자신의 SNS에 마지막 작별인사를 올렸다. 이미 해고 통보가 된 상황에서의 마지막 소회 같은 것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모든 선수와 코치진, 모든 한국 축구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셔서 고맙다. 준결승전 전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무패 행진과 함께 놀라운 여정이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SNS의 글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국민 정서가 너무 험악하다.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 먹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월드컵 미국대표팀 당시에 이어서 두 번째다.
미국 대표팀을 맡고 있을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최종 예선에서 최종 해고됐다. 하지만 2018년까지 남은 연봉을 고스란히 받으며 대외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에도 그때와 상황은 완전히 동일하다.
또한, 2020년 당시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에서 아무런 상의 없이 전격 사임하며 엄청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베를린 수뇌부에 일절 언급이 없었던 지극히 이기적인 도망에 가까웠다. 이를 통해서 엄청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독일 언론은 아직까지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 독일 언론이 처음 한국 대표팀 감독에 클린스만 감독이 선임됐을 때 해당 사실을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후 이틀만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자신의 경질이 걸려있는 회의를 화상으로 참석했다. 경질이 발표되자 작별인사의 맨 마지막에 “계속 파이팅”(Keep on fighting)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다음날 SNS에서 KFA, K리그 등 한국 축구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1년만에 한국 축구와 결별했다.
최악의 성적에 요르단에게 사상 처음으로 패하며 생채기만 깊게 남긴 한국 축구에 비해 모든 연봉을 고스란히 챙긴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는 여유롭기 그지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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