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운용사 핌코가 16일(이하 현지시간) 기후대응투자자 그룹인 '기후행동100+'에서 탈퇴했다.
이번주들어 기후대응투자자그룹에서 탈퇴한 세번째 금융사가 됐다.
앞서 미 최대은행 JP모건과 스테이트스트리트가 그룹에서 탈퇴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참여도를 낮추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핌코는 이날 기후행동100+가 "더 이상 핌코의 지속가능성 접근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운용자산 1조8600억달러 규모의 핌코는 자체적으로 기후대응을 위한 투자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기후행동100+는 금융사들의 주주권을 활용해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줄이도록 압박을 가하는 로비단체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미 최대은행을 비롯해 금융사들의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JP모건과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가 탈퇴를 선언했고, 블랙록은 기업회원 자격을 반납하고 산하 소규모 국제부문을 대신 회원사로 앉혔다.
기후행동100+는 대형 금융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바탕으로 이들의 주주권을 활용해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줄여 기후위기를 완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JP모건 등이 탈퇴하면서 이제 세계 5대 자산운용사들 가운데 그 어떤 곳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5대 자산운용사가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서 한 발 발을 뺐다는 의미다.
미 대형 금융사들은 기후위기 대응에서 공화당의 압력을 받고 있다.
공화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위기를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고, 남부 유전지대가 표밭인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화석연료 사용과 기후위기를 연결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 하원은 법사위원회에서 블랙록, 스테이트스트리트, 뱅가드 등 기후행동 참여 자산운용사들에 소환장도 발부했다. 기후행동100+ 관계자도 소환 대상이다.
뱅가드는 공화당 표밭이자 미 최대 석유생산 지역인 텍사스의 의회 증언을 수일 앞둔 2022년 12월 기후대응 로비그룹인 '순제로 매니저' 이니셔티브에서 탈퇴했다.
2017년 12월 출범한 기후행동100+는 항공사, 석유메이저, 기타 공해배출 업체들에 탄소 발자국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블랙록, JP모건자산운용, 스테이트스트리트 모두 2020년에 가입했다.
이들의 탈퇴는 지난해 기후행동100+가 기업들에 탄소배출 관련 내용을 공개하도록 압박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정책 방향을 바꾼데서 자극을 받았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기후행동의 이같은 '2단계' 기업대응 요구조건이 지나치게 앞서 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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