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2기 집권에 성공하면 전세계 질서에 대혼란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1기보다 강화하면서 동맹이 줄어들고, 세계 교역이 위축될 전망이다. 아울러 전세계 독재자들의 권력이 강화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입지가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 주독미군 철수 카드도 다시 나올 전망이다.
김정은·시진핑·푸틴
1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예측불가능성이 특징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껏 특정 외교사안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팽배해 있다.
그는 자신이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면서 당선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달 유세에서 "나는 푸틴을 매우 잘 안다. 그는 매우 명석하고 예리하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매우 명석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유세에서 자신이 푸틴, 시진핑, 그리고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반면 트럼프는 미 동맹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동맹들이 미국의 안보우산에 기대 미국만 엄청난 군비를 지출하게 만들고, 자신들은 뒷짐 지고 구경만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지원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됐지만 트럼프가 반대하면서 하원에서 통과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는 또 최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쓰지 않는다면서 푸틴에게 국방에 소홀한 나토 회원국들을 침공하라고 독려하기까지 했다.
주한미군, 주독미군 철수 카드도 그가 단골로 내미는 정책이다.
트럼프는 지난 정부에서 군비지출을 줄이는 방편으로 독일과 한국 등 해외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참모들이 극구 만류해 중단됐지만 재선에 성공하면 이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 임기에서 참모들의 반대로 이루지 못한 점을 감안해 이번에는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지 않을 참모들로만 구성할 수도 있다.
대만도 좌불안석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중국의 대만 침공 야욕을 꺾을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다트머스대 외교학 교수 윌리엄 C. 월포스는 "세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실제로 후퇴할 위험이 지금처럼 높은 때는 없었다"며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과 동맹간 관계가 극도로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장벽
미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는 스스로를 '관세맨'이라고 부른다. 자유무역의 이점을 부정한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에 수입하는 모든 재화에 10% 관세를 물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국에는 이보다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수입품 모두에 60%가 넘는 고관세를 적용할 생각이 있다는 점도 시사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트럼프가 전방위적인 관세정책을 들고 나오면 미 경제에 심각한 해악이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아울러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출범시킨 13개국 인도태평양경제협력체(IPER) 협정 역시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순간 죽은 목숨이라고 선언했다.
기후협약 탈퇴, 원조에서 차관으로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 그랬던 것처럼 재선에 성공하면 파리기후협정에서 다시 탈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이 기후위기를 불렀다는 과학적 근거를 낭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는 미국내 화석연료 생산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트럼프는 아울러 외국에 대한 원조도 차관으로 전환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무상원조 대신 언젠가는 돌려받을 수 있는 차관형태로 외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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