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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나발니 추모회 참석자들 체포..."반대 목소리, 더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8 06:44

수정 2024.02.18 06:44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16일(현지시간) 옥중에서 의문사하면서 이제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모스크바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하던 한 여성을 경찰이 끌고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16일(현지시간) 옥중에서 의문사하면서 이제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모스크바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하던 한 여성을 경찰이 끌고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 경찰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수감중 의문사 이후 그를 추모하려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나발니 측근들은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사망원인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 사망으로 러시아에는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한 동안 나오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0명 가까이 체포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이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체포됐다.


FT에 따르면 특히 수도 모스크바 경찰의 대응이 16일과 17일 사이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나발니 영정사진 앞에 꽃을 놓는 이들을 촬영하고,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 시위를 하는 이들은 체포한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31개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행사에서 284명 넘게 체포됐다.

푸틴과 측근의 부패행위를 폭로한 나발니는 극단주의 단체 조직, 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다 16일 러시아 교정당국이 사망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은폐시도


나발니 측근들은 당국이 그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가 결국 러시아 당국의 손에 사망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미시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나발니의 모친에게 그의 사망 원인과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야미시에 따르면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아들이 16일 오후 2시17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텔레그램 메시지는 러시아 북부 유형지인 카프의 당국자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은 모친에게 나발니가 '돌연사'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해 12월 이곳으로 이감됐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직 나발니 시신도 보지 못했다. 현재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내기 전까지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야미시는 "부검 결과는 다음주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당국이 시신을 넘기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푸틴 정치적 반대는 나발니 사망과 함께 끝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한 정치적 반대 목소리는 함께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푸틴에게 반대하던 이들 대부분이 감옥에 갇히거나 사망한 가운데 이번에 푸틴 반대를 상징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던 나발니마저 사망하면서 이제 푸틴 반대파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전시체제로 돌입하면서 정치적 반대 목소리가 나올 여지가 크게 좁혀지고, 반대파는 감옥에 갇히고 있다.

평화를 외치는 시위대는 '외국 스파이' 혐의를 받고 투옥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온라인에서 의문을 제기한 72세 할머니는 최근 징역 5년 6개월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나발니 사망 이전에도 실질적인 반대 목소리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러시아에서 이제 푸틴 반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더 이상 푸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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