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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이 KBO 리그 중계에 연 400억원을 베팅한 이유 [김준혁의 그것IT 알고싶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9 06:00

수정 2024.02.20 14:28

우선협상 진행 중
독점 중계권으로 '락인효과' 겨냥
시리즈 콘텐츠 대비 흥행성 보장
중계권 재판매 등 관건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중 일부. 뉴시스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중 일부.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야구(KBO리그). 올해 프로야구 시즌 개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에 따라 중계권 소식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 KBO 온라인 중계 및 저작권의 경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티빙이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에 연 400억원, 3년 간(2024~2026) 총 1200억원을 베팅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KBO와 티빙 간 협상은 진행 중이며, 조만간 협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독점 공급, 중계권 재판매, KBO 영상 재생산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티빙이 KBO 리그 중계권에 연 400억원을 베팅한 이유와 향후 시나리오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흥행 보장 KBO 리그

티빙이 연 40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들여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뭘까요?
투자 대비 효용이 큰 사업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OTT 가입자 유입 및 '락인(lock-in)' 효과, 기존 콘텐츠 대비 보장된 흥행성 등의 효과를 꼽을 수 있습니다.

KBO 리그 중계는 드라마·영화 등 기성 콘텐츠에는 없는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국내 프로야구는 팬층이 두텁고 충성 시청자가 많은 스포츠 콘텐츠입니다. 2023 KBO 리그의 경우, 정규 시즌에만 오프라인 누적 관중 수 800만을 넘겼습니다. 포스트시즌 및 온라인 시청자를 더하면 이 수치는 더욱 커지겠죠. 그리고 충성고객, 이른바 '찐팬'이 많은 스포츠죠.

둘째, 프로야구 리그는 매년 7~8개월 간 진행되는 장기 시즌형 콘텐츠입니다.

이 두가지만 해도 OTT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로 꼽을 수 있겠죠. 기성 콘텐츠의 제작비는 지속적으로 느는 가운데, 콘텐츠의 흥행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요즘 16부작 드라마를 만드는 데 평균 160억~200억원이 든다고 합니다. 대작인 경우, 이보다 더하겠죠. 이외에도 기성 콘텐츠는 이용자에게 한 번 소비되면 그 유행이 비교적 빨리 식는 휘발성도 있습니다. 티빙은 KBO 리그가 이 같은 약점을 상쇄하고, 가입자를 장기간 유입·유지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 낙점한 것 같습니다.

[KBO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KBO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티빙 CI. 티빙 제공
티빙 CI. 티빙 제공
세부 협상 내용이 관건

이제 디지털 중계를 어떻게 구현할지는 KBO와 티빙의 몫으로 넘어왔습니다.

본 계약이 체결되면 티빙은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 저작권 재생산 등에 대한 결정권을 쥐게 됩니다. 현재 협상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보편적 시청권'일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티빙은 구독을 기반으로 한 유료 OTT 플랫폼입니다. 작년 시즌까지는 KBO 리그는 네이버 등 일부 플랫폼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었지만, 만약 티빙이 독점권을 행사한다면 이 같은 서비스 소비 행태는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겠죠.

다만 아직 협상은 진행 중입니다. KBO와 티빙 측도 이 같은 다양한 여론을 감안하고 있겠죠. 국내 프로야구가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고 재생산돼 더 많은 국민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길 KBO 측도 원할 테니까요. 자세한 건 추후 공개될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본 계약 체결 이후에도 티빙의 고민도 깊어질 것 같습니다.
리그 중계를 통한 플랫폼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는 독점 공급이 유용하겠지만, 기존 시청 관행과 국민 정서를 마냥 무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입니다. 일정 부분 중계·저작권 재판매, 재생산 허용 등과 같은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되는데요.

올해 '티빙표 프로야구'는 어떤 모습일까요?

IT 한줄평: 기대와 우려 섞인 티빙의 첫 타석

"그런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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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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